“반구대암각화 2017년 세계유산 신청” 문화재청, 훼손현장 공개로 울산시 압박

“반구대암각화 2017년 세계유산 신청” 문화재청, 훼손현장 공개로 울산시 압박

입력 2013-04-12 00:00
업데이트 2013-04-12 00:2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올해 안 명승 지정도 추진…울산시장 “식수 대책부터”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보존 방법을 둘러싸고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10년째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11일 문화재청이 울산 울주군 대곡리 반구대암각화 앞에서 문화재 담당 기자들에게 훼손 상태 등을 설명하고 있다.  문화재청 제공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보존 방법을 둘러싸고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10년째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11일 문화재청이 울산 울주군 대곡리 반구대암각화 앞에서 문화재 담당 기자들에게 훼손 상태 등을 설명하고 있다.
문화재청 제공
이미지 확대
하천 건너 보이는 암각화 부분을 확대한 것. 문화재청 제공
하천 건너 보이는 암각화 부분을 확대한 것.
문화재청 제공
‘세계 최초의 고래 사냥 암각화’로 알려진 경북 울주군 대곡리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의 보존 방법을 둘러싸고 문화재청과 울산시의 갈등이 10년째 해소되지 않고 있다. 문화재청은 최소 6000년 전 선사시대(신석기 추정) 유적이 풍화작용으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고 하고, 울산시는 시민의 식수원을 위협할 수 없다며 사연댐의 수위를 낮추자는 문화재청의 제안을 거부하고 있다. 이에 문화재청은 11일 반구대암각화가 훼손되고 있는 심각한 현장을 보여주겠다며 언론 현장 설명회를 진행했다.

문화재청은 이날 2010년 1월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반구대암각화를 2017년까지 세계유산목록에 등재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 반구대암각화 보존 태스크포스팀장인 강경환 문화재보존국장은 또 “반구대암각화와 물길로 2.4㎞ 떨어져 있는 신석기에 제작된 ‘천전리 각석’(국보 제147호) 등 대곡천 경관을 올해 안에 명승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 박맹우 울산시장은 이날 설명회 현장에 나타나 “울산시민의 식수 문제에 대한 해결책 없이는 대책을 논의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반구대암각화의 운명이 기구해진 이유는 1965년 사연댐 건설로 이미 수몰됐기 때문이다. 1970년 천전리 각석을 발견했던 문명대 당시 동국대 교수팀은 이듬해 반구대암각화를 발견했다. 강변의 바위 절벽 중에서 가장 넓고 반반한 너비 6.5m, 높이 3m가량의 수직 바위에 배를 탄 사람들이 고래를 사냥하는 모습 4점이 생생했고 거북이와 호랑이, 돼지, 양, 사슴, 가마우지, 샤먼(무당) 등 240여점의 암각화가 새겨져 있었다. 반구대암각화는 국보의 지위에도 불구하고 장마가 지면 8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고스란히 물에 잠겨 있게 된다.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고려대 교수 시절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던 변영섭 문화재청장이 “반구대암각화에 눈물이 흐른다”고 하는 이유다.

문명대 문화재위원은 “명승 지정과 세계유산 지정을 위해서는 현재 울산시가 주장하는 생태 제방을 쌓아서는 불가능하다”며 반구대암각화의 보존을 위해 힘을 모을 것을 호소했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2013-04-12 11면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