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개 국정원 의심 아이디 10개 그룹 조직적 대선 개입”

“450개 국정원 의심 아이디 10개 그룹 조직적 대선 개입”

입력 2013-05-09 00:00
업데이트 2013-05-09 00:4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민주 ‘대선개입 실태와 수사과제’ 토론회서 주장

검찰의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 수사가 한창인 가운데 온라인·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 증거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민주당 국정원 헌정파괴국기문란진상조사특별위원회는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실태와 수사과제 긴급 토론회’를 열고 ‘온라인·SNS 대선 개입 의혹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독립언론인 ‘뉴스타파’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각각 트위터와 ‘오늘의 유머’ 게시판의 국정원 직원 의심 아이디를 분석한 결과 선거 개입으로 볼 수 있는 정황 증거가 상당 부분 드러났다.

토론에 발제자로 참석한 최기훈 뉴스타파 기자는 “분석 결과 국정원 의심 아이디 450여개가 10개 그룹으로 나뉘어 조직적 활동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이 계정들은 국정원장 지시사항 및 국정원 여직원 게시글과 일치(91건 중 30여건)했고, 활동 시기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가 출마 선언을 했던 지난해 8월부터 국정원 여직원 사건이 터진 12월 11일까지 집중됐다”고 밝혔다. 최 기자는 “트위터 콘텐츠들은 천편일률적으로 북한 비판, MB(이명박) 찬양, 정부정책 찬양, 야당 비판 등에 집중됐다”면서 “국정원 연루 추정 계정의 활동은 대선이 임박한 12월 초에 최고조로 올라갔다가 11일 상당수가 활동 정지되거나 계정이 삭제됐다”고 말했다.

‘오늘의 유머’ 사이트가 아닌 트위터에서 국정원 의심 아이디의 정황 증거를 포착한 것은 뉴스타파의 시도가 처음이다. 최 기자는 “트위터 계정이 아닌 다른 인터넷 공간의 의심 계정들은 상당 부분 삭제돼 복구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권혜진 데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장은 “국내 다수 업체가 수집하고 있는 트위터 데이터베이스(DB)를 분석하면 팔로잉, 팔로어 분석을 통해 보다 정밀한 네트워크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 번째 발제자인 민변의 박주민 변호사는 ‘오늘의 유머’ 게시판 운영자의 고소·고발 경위를 상세하게 소개했다. 이 운영자는 경찰이 이 사건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지 않고 검찰에 송치한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변호사는 “‘오늘의 유머’ 게시글에서 73개 의심 아이디를 추출했고, 이 73개 아이디는 대선 후보들과 연관된 내용의 게시물에 ‘반대’ 활동을 해 베스트 게시판으로 올라가지 못하게 했다”면서 “공직선거법에서 공무원이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의 업적을 홍보하는 행위를 금지한 제86조 1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패널로 참석한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오늘의 유머에서의 국정원 직원 활동은 공직선거법 60조의 ‘공무원의 선거운동 금지’ 조항에도 위배된다”면서 “국정원 직원의 개인적인 일탈 차원이 아니라 국정원의 조직적 선거 개입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2013-05-09 4면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