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무는 ‘윤창중 의혹’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과 관련해 관련자들의 진술이 새롭게 나오면서 각종 의혹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두 번째는 청와대의 조직적인 윤 전 대변인 도피 귀국 개입 여부다. 정황상 청와대의 개입은 사실이었던 것으로 점점 드러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남기 홍보수석이 윤 전 대변인에게 귀국 직전까지 자신의 호텔 방에 머물게 하고 덜레스공항으로 이동할 때도 택시가 아닌 주미 한국문화원이 마련한 차편을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윤 전 대변인의 귀국과 관련해 방미 수행단 홍보팀 관계자들이 긴급 대책회의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외교적 파장을 감안한 ‘격리 귀국’ 조치라는 결론이 나왔던 것으로 보인다. 곽상도 민정수석도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나 “이런 사람(윤 전 대변인)을 대통령 곁에 있게 하는 것이 좋으냐, 안 좋으냐는 누구라도 상식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격리 귀국’ 조치를 합리화했다. 청와대는 또 “이 수석의 숙소에 잠시 머물라고 했던 것이지 경찰 조사를 피하거나 숨기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워싱턴 한국문화원 측도 “차편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들이 성추행 사건 초기에 피해자 등을 상대로 무마 또는 은폐를 시도했다는 의혹도 풀어야 할 숙제다. 사건을 처음 파악한 한국문화원 측은 청와대 행정관에게 이를 보고한 뒤 지난 8일 오전 7~8시(현지시간) 함께 피해 여성의 방을 찾아갔다.
윤 전 대변인의 지난 7일 밤(현지시간) 행적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운전기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동석한 상태에서 30분 정도 술을 마셨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운전기사와 바텐더 등은 “2시간 넘게 술을 마셨고 자정이 가까워져 바가 문을 닫자 호텔 로비 소파로 이동해 계속 마셨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3-05-15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