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시댁 중심 가부장제, 다문화 정착에 걸림돌” [동영상]

“남편·시댁 중심 가부장제, 다문화 정착에 걸림돌” [동영상]

입력 2013-05-17 00:00
업데이트 2013-05-17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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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세안센터 ‘다문화사회 진전’ 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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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세안센터 주최로 다문화 사회의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국제 워크숍이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이철휘 서울신문사 사장, 이복실 여성가족부 차관, 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쩐쫑 또안 주한베트남 대사, 이자스민 새누리당 국회의원.
한·아세안센터 주최로 다문화 사회의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국제 워크숍이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이철휘 서울신문사 사장, 이복실 여성가족부 차관, 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쩐쫑 또안 주한베트남 대사, 이자스민 새누리당 국회의원.
“이주 여성을 받아들인 한국인 가족은 ‘가족에게 충성, 남편에게 복종’ 같은 한국인의 문화를 이주 여성에게 강요할 때가 많습니다.”

한·아세안센터가 16일 ‘한국 다문화사회의 진전과 아세안의 기여’라는 주제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연 워크숍에서는 한국인의 문화적 편견에 대한 결혼 이주 여성들의 질책이 쏟아졌다.

필리핀계 한국인이자 결혼이주여성인 김난시씨는 가부장적인 여성상을 강요하는 다문화 가족 구성원들의 실태를 전했다. 김씨는 “이주여성들이 세금을 축내는 존재가 아니라 당당한 권리를 지닌 인간임을 인정하고 출신 국가의 문화적 다양성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한베트남교민회 유티미하 부회장은 “전국에 100여개의 다문화센터가 있지만 5~6년 전보다 나아진 게 별로 없다”면서 “한국어교실, 문화체험 같은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직업훈련, 일자리 지원 프로그램이 더 보강됐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주제발표에서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다문화가족정책은 문화적 차이들을 통합해 한국 가족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자부심으로 해결하려고 한 정책”이라면서 “하지만 가부장적인 가족 모델에 담긴 성별 이데올로기는 남성을 생계부양자로 설정하고 이주여성을 가족의 구성·유지·재생산이라는 틀에 종속시켜 이를 위해 필요한 사회적 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응우옌 티 홍 쏘안 베트남 호찌민시 국립대학교 교수는 “외국인 이주 여성의 결혼 이후 국적 취득 과정에서 남편과 시댁 식구들이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이주여성들이 가정폭력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며 제도적 보완을 요청했다. 오경석 경기도 외국인 인권지원센터장은 “정부의 다문화 정책이 톱다운 방식이 아니라 각 지자체 현장, 다문화 여성들의 요구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철휘 서울신문사 사장은 축사에서 “단일민족이라는 갇힌 자부심에서 벗어나 우리와 다른 피부색, 언어,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 열린 마음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아세안센터는 한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 간 교류협력 확대를 목적으로 2009년 설립된 국제기구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13-05-17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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