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역사왜곡… “北 5·18 개입설”에 관련단체 ‘분노’

종편 역사왜곡… “北 5·18 개입설”에 관련단체 ‘분노’

입력 2013-05-17 00:00
업데이트 2013-05-1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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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민주화운동 33주년을 앞두고 일부 종합편성채널(종편)들이 ‘북한의 5·18 개입설’ 등 편향된 주장을 일방적으로 방영해 관련 단체의 공분을 사고 있다. 관련 단체들은 방송 내용들에 대해 공식 대응하기로 했고, 민주당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이들 프로그램의 심의를 신청할 계획이다.

5·18 당시 북한군 특수부대원으로 광주에 왔다고 주장하는 탈북자 김명국(가명)씨의 인터뷰가 보도된 지난 15일 채널A ‘김광현의 탕탕평평’ 캡처화면
5·18 당시 북한군 특수부대원으로 광주에 왔다고 주장하는 탈북자 김명국(가명)씨의 인터뷰가 보도된 지난 15일 채널A ‘김광현의 탕탕평평’ 캡처화면



’채널A’는 15일 ‘김광현의 탕탕평평’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5·18 특집’이라면서 민주화운동 당시 직접 광주로 내려왔다는 북한 특수부대 출신 탈북자 김명국(가명)씨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방송에서 김씨는 북한이 5·18에 개입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채널A는 이같은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저녁 종합뉴스에서도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보도했다. 방송은 ”북한 특수군 출신이라는 탈북자 김명국씨 증언에 따르면 부대원과 정찰부대 남한 전문가 등 50명과 함께 북한 황해도 장연군을 떠나 5월 23일 광주로 들어갔다”면서 “이미 북한군이 여럿 들어와 있었고 이들이 시민군과 함께 전투를 치르며 장갑차도 몰았다고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5·18 당시 남파 특수부대원 출신 탈북자 김명국씨의 주장을 전달하는 내용이 보도된 지난 15일 채널A ‘김광현의 탕탕평평’ 캡처화면
5·18 당시 남파 특수부대원 출신 탈북자 김명국씨의 주장을 전달하는 내용이 보도된 지난 15일 채널A ‘김광현의 탕탕평평’ 캡처화면


앞서 13일 ‘TV조선’도 ‘장성민의 시사탱크’를 통해 북한 특수부대 장교 출신이라는 임천용씨가 북한의 5·18 개입설을 주장했다. 임씨는 방송에서 “당시 600명 규모의 북한군 1개 대대가 침투했다”면서 “전남도청을 점령한 것은 시민군이 아니라 북한에서 내려온 게릴라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행자인 장성민씨는 “탈북자들의 직간접적 증언 등, 시민들이 빨갱이·폭도·간첩으로 매도된 데 대한 의구심을 해결한 결정적 증거와 단서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면서 ”북한의 특수게릴라들이 어디까지 광주민주화운동에 관련되어 있는지 그 실체적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5·18 당시 북한이 개입했다는 주장을 펼친 북한 특수부대원 출신 임천용씨의 인터뷰가 보도된 지난 13일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 캡처화면
5·18 당시 북한이 개입했다는 주장을 펼친 북한 특수부대원 출신 임천용씨의 인터뷰가 보도된 지난 13일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 캡처화면


이같은 방송내용에 대해 5·18 관련 단체들은 반발했다.

신경진 5·18 부상자회장은 17일 “수차례 재방송까지 하면서 5·18 왜곡과 폄훼에 앞장선 언론은 자격이 없다”면서 “민주당에서 해당 종편에 대한 제재를 요구했지만 정부와 국가보훈처가 그 전에 방송심의 제도 등을 통해 엄중하게 제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5·18 기념재단과 구속부상자회·부상자회·유족회 등 5·18 관련 3단체도 일부 극우세력의 5·18 왜곡에 방송까지 동참하고 있다며 기념식 이후 정부에 대책을 촉구할 방침이다.

오재일 기념재단 이사장은 “5·18 왜곡 현상이 종편에서 점점 공개적, 노골적으로 나오는 상황을 방관하는 정부도 책임이 있다”면서 “언론의 자유도 있지만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심각한 잘못이고, 정부의 태도를 지켜보고 5월, 시민 단체와 적극적으로 대응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항의를 이어가고 있다. 광주진보연대 김은규 사무처장은 “법적인 대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한국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전반적인 내용에 대처하는 기구를 만들고 종편의 편향성에도 정식으로 문제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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