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받아 해외로 먹튀 노린 탈북자 일당 검거

대출받아 해외로 먹튀 노린 탈북자 일당 검거

입력 2013-06-05 00:00
업데이트 2013-06-0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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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과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린 뒤 해외로 위장 망명을 시도한 탈북자들과 이들에게 불법대출을 알선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한국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범죄의 표적이 된 탈북자들은 대출금을 갖고 제3국에서 새 삶을 시작하겠다는 목적으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유령법인을 세운 뒤 탈북자들이 취업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사기대출을 알선한 이모(44)씨를 구속하고 탈북자들의 허위 망명을 주선한 탈북자 출신 브로커 박모(32)씨를 지명수배 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은 또 망명 자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대출사기에 가담한 탈북자 최모(26·여)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위장 망명을 떠나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탈북자 박모(34·여)씨와 황모(31·여)씨의 뒤를 쫓고 있다.

 이씨와 박씨는 신용도가 낮은 탈북자들이 더 많은 금액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유령회사를 세워 이들을 직원으로 등록하고 소득세 원천징수확인서 등 서류를 꾸며 한사람당 470~4200만원을 대출받도록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대출금액의 30% 가량을 수수료로 챙겼다. 2009년 탈북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박씨는 국내 탈북자 모임에서 알게 된 최씨 등에게 “대출받은 뒤 해외로 망명하면 돈을 갚지 않아도 되고 그 돈으로 편하게 살 수 있다”면서 함께 위장 망명을 시도할 탈북자들을 모집, 자신도 지난해 5월 벨기에로 출국한 상태다.

 박씨의 꼬임에 넘어간 최씨 등 탈북자들은 국내에서 발급받은 관광비자를 갖고 프랑스로 나간 뒤 육로를 통해 벨기에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벨기에 당국에 한국 국적을 취득한 사실을 속이고 북한에서 바로 넘어온 것처럼 속여 난민 신청을 했다. 최씨는 그러나 난민 지위를 획득하기 위한 3차 면접 중 1차까지만 본 뒤 해외 생활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다시 한국으로 들어왔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벨기에 현지에 위장 망명을 위해 나온 탈북자가 20여명 더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이미 한국 국적을 취득한 탈북자들이 제3국에 난민 신청을 하는 행위는 엄연한 위장 망명”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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