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용품 훔친 쌍둥이 엄마에게 도움의 손길 잇따라

유아용품 훔친 쌍둥이 엄마에게 도움의 손길 잇따라

입력 2013-06-25 00:00
업데이트 2013-06-2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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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도와주고 싶다” 문의…인터넷선 응원글

돈이 없어 유아용품을 훔쳤다가 입건된 20대 초반 쌍둥이 엄마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돕고 싶다”는 이웃이 손길이 잇따르고 있다.

25일 울산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1시께 경찰서 형사과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울산에 산다는 이 여성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언론에 보도된) 쌍둥이 엄마의 사정이 정말 딱해서 분유 값이라도 보내고 싶다”며 “어떻게 도우면 되느냐”고 문의했다.

담당 경찰관은 통화가 되지 않는 쌍둥이 엄마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는 대신 남편과 임시로 거주하는 태화동의 주민센터 전화번호를 일러줬다.

이 여성은 곧바로 주민센터로 전화해 도울 방법을 물었고, 주민센터는 쌍둥이 아이 중 한 명의 이름으로 된 계좌번호를 전해줬다.

울산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도울 방법을 알려달라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21개월 쌍둥이 엄마 민모씨는 “우리 아이들이 꽤 커서 옷가지를 보내고 싶다”며 “남의 일 같지 않아서 연락했다”고 밝혔다.

전남 광양에서 자녀 4명을 키우고 있다는 정모(여)씨는 “유아용품이 비싸서 10만원을 들고 살 게 없다”며 “같이 아이를 키우는 처지에서 안타까워 적은 돈이라도 보태고 싶다”고 전했다.

인터넷에는 절도 행위 자체를 비판하는 내용도 있지만 대부분 쌍둥이 부부에게 응원을 보내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

’얼마나 막막했으면 유아용품을 훔쳤겠느냐’, ‘훔친 물건값을 대신 변상해 주고 싶다’, ‘화물차 기사인데 인천에서 울산으로 가는 길에 도와주고 싶다’, ‘일자리를 알아봐 주고 싶다’는 등의 내용이 올라왔다.

사연의 주인공인 김모(21·여)씨는 지난달 16일 오후 3시께 울산 북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분유, 베이비로숀 등 유아용품 5개(10만원 상당)를 가방에 몰래 넣어 나오다가 보안요원에 적발, 경찰에 입건됐다.

당시 김씨 손에 있었던 돈은 3만원.

5개월 된 쌍둥이 남자아이에게 필요한 유아용품을 사기엔 부족한 돈이었다.

김씨는 지난해 친구 소개로 지금의 남편(20)을 만나 임신해 올해 초 남자 쌍둥이를 출산했다.

그러나 부부 모두 변변한 직장이 없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으며, 결혼식도 올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의 집안 역시 살림이 넉넉치 못해 부모의 도움도 받을 처지가 못되는 것으로 경찰과 동주민센터는 전했다.

담당 경찰관은 “남편이 최근 일용직 노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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