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투명성기구 조사
국제투명성기구 한국본부는 지난해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전국의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대기업이 정부 운영에 미치는 영향을 설문조사한 결과 ‘어느 정도 영향’이 51%, ‘넓은 범위에서 영향’ 24%, ‘제한된 범위에서 영향’ 15%, ‘전체적으로 영향’ 4% 등 국민 94%가 국정 운영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영향이 전혀 없다고 응답한 국민은 6%에 불과했다. 국제투명성기구 한국본부 측은 “(대기업의 국정 영향력은) 이번에 처음 조사한 항목으로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변화 추이를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년간의 부패 증가와 관련, 국민 47%는 이전과 동일하다고 답했지만 39%(26%는 ‘약간’, 13%는 ‘많이’)는 부패가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개선됐다는 의견은 14%에 그쳤다.
또 12대 분야별 부패점수(1∼5점, 높을수록 부패)를 측정한 설문조사에서 정당(3.9점)과 국회(3.8점)가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국민들은 정치권을 여전히 부패가 가장 심각한 곳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 종교단체(3.4점)와 공무원(3.3점)이 뒤를 이었고, 사법부·경찰·민간기업·언론이 각각 3.2점이었다. 군대·교육은 3.1점, 보건의료서비스 2.9점, 시민단체가 2.8점으로 조사됐다.
지난 1년 동안 본인 또는 가족이 뇌물을 준 적이 있는 기관으로는 교육(6%), 경찰(5%), 공공서비스(2%), 인증서비스(2%) 관련 기관 등이 꼽혔다. 뇌물을 건네는 이유로는 감사의 표시(55%), 일을 빨리 처리하기 위해(37%)라는 답에 이어 서비스 비용 절감을 위해서(8%)라는 응답도 있었다. 부패 사건을 접하면 신고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60%였고, 신고하지 않겠다는 답변은 40%였다. 신고하지 않겠다고 답한 사람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묻자 신고해도 변화가 없을 것(53%), 불이익이 있을 것(26%)이라는 대답이 주류를 이뤘다.
설문 대상자의 7%는 뇌물 요청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고 털어놨으며, 이 가운데 74%는 거절했지만, 26%는 거절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은 국제투명성기구가 세계 107개국에서 실시한 ‘2013년 세계부패바로미터(GCB2013)’ 조사의 하나로 이뤄졌으며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갤럽이 대면 설문조사로 진행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13-07-10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