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롯데쇼핑, 전주서 한판 붙나

이마트-롯데쇼핑, 전주서 한판 붙나

입력 2013-07-12 00:00
업데이트 2013-07-12 08:5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롯데쇼핑 입점 예정에 이마트 증축으로 맞불

재벌 유통업체들이 전주에서 한판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롯데쇼핑이 전주종합경기장 부지에 입점을 시도하자 인근의 신세계 이마트 전주점도 증축이라는 무기를 빼들었다.

그러나 중소상인과 시민단체는 재벌 유통업체들의 영토확장 싸움에 지역상권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것이다.

이마트 전주점과 입점 예정인 롯데쇼핑까지의 거리는 불과 500m.

더욱이 그 중간에 롯데백화점이 위치, 반경 500m안에 ‘신세계-롯데-롯데’라는 구도의 총성 없는 전선이 형성되는 셈이다.

전국 이마트 중 영업부문에서 손꼽는 전주점의 연간 매출액은 1천억원가량이다. 하루 평균 2억5천만원이 역외유출되는 셈이다.

롯데백화점 역시 한때 전주지역에서 가장 많은 재산세를 낼 정도로 호황을 이어오고 있다.

여기에 전주종합경기장 이전 및 복합단지 개발사업 시행자로 선정된 롯데쇼핑이 우군으로 가세하는 모양새다.

롯데쇼핑은 1천300억원을 들여 육상경기장과 야구장을 이전 건립하고 현 부지에 200실 규모의 호텔, 백화점, 쇼핑몰, 영화관 등을 갖춘 대규모 쇼핑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이에 이마트도 앉아서 당할 수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현재 2만500여㎡인 판매장 건물 면적을 1만7천여㎡ 늘려 총 3만8천여㎡로 확장하고 건물도 지하 1층, 지상 3층에서 지하 1층, 지상 5층으로 증축하는 등 대형화로 맞섰다.

야외주차장에는 지하 2층, 지상 8층 규모의 주차타워도 신축할 예정이다.

이마트가 고객 편의와 환경개선을 이유로 확장한다고 밝혔지만 증축을 통해 입점 업체를 늘리고 매장을 대형화, 롯데쇼핑에 맞서려는 속셈으로 풀이된다.

이들 재벌유통 간 싸움의 불똥은 중소상인의 발에 떨어졌다.

시민단체와 중소상인은 “공룡 유통 자본인 신세계와 롯데가 속속 입점하고 증축하는 사이 지역 상권은 초토화하고 역외자금 유출은 심화해 열악한 지역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마트의 증축과 롯데쇼핑의 입점을 막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은 이마트의 증축 시도는 전주시가 롯데쇼핑을 종합경기장 사업자로 선정한 데서 비롯됐다며 전주시의 책임론도 거론했다.

이들은 “이마트의 증축은 롯데쇼핑에 맞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한 확장 계획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시가 롯데쇼핑을 끌어들이지 않았다면 이마트의 증축계획도 없었을 것”이라며 전주시를 비난했다.

중소상인과 시민단체는 이마트 전주점이 그동안 시민의 현지법인화 요구 외면, 유통기한 지난 물품 판매, 주차장에 물품 적재 등으로 눈총을 받은 만큼 지역 상생의 관점에서 증축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을 시에 주문했다.

또 롯데쇼핑 입점이 가져올 지역 경제 파괴에 대해서도 신중히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중소상인의 반발에도 이마트가 계획대로 증축하고 조만간 종합경기장 이전사업이 본격화해 롯데쇼핑이 입점하면 이 일대는 재벌 유통기업들의 각축장이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