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40대 여성 실종 사건 수상한 경찰관 행적

군산 40대 여성 실종 사건 수상한 경찰관 행적

입력 2013-07-27 00:00
업데이트 2013-07-27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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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가족 “유력용의자 풀어줘” 반발

지난 24일 전북 군산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경찰관을 만나러 나간 뒤 실종된 이모(40·여)씨의 행적이 나흘째 묘연하다.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군산경찰서 소속 정모(40) 경사는 25일 경찰 조사를 받고 종적을 감춘 뒤 강원도 영월과 대전, 전주, 군산을 돌며 도주 행각을 벌이고 있다.

27일 전북 군산경찰서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4일 군산시 미룡동 자신의 집을 나서 정 경사를 만나러 나간 뒤 나흘째 연락이 끊긴 상태다.

◇ 갑자기 사라진 40대 여성과 경찰

이씨의 실종 신고가 접수된 것은 25일 오후 2시께.

전날 정 경사를 만나러 나간 이씨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고 함께 살던 언니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조사 결과 이씨는 24일 오후 7시50분께 군산시 미룡동 자신의 집을 나서 정 경사를 만나러 간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 언니는 경찰에서 “동생이 정 경사를 만난다”며 집을 나섰다고 말했다.

군산 경찰서는 25일 오후 6시께 정 경사를 불러들여 조사했고 다음날 오전 0시10분께 조사를 마치고 귀가시켰다.

그 뒤로 정 경사는 행적을 감췄다. 정 경사의 쏘렌토 차량이 26일 오후 5시50분께 강원도 영월군의 한 대학교 인근 다리 밑에서 발견됐다.

◇ ‘수상한’ 정 경사의 도주 행적

정 경사는 25일 경찰 조사를 받은 뒤 곧바로 강원도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강원도 영월에 도착한 정 경사는 26일 오전 9시50분께 강원도 영월 서부시장에 들러 초록색 반소매 티셔츠와 반바지, 모자를 구입해 변장을 했다.

그 뒤로 행적이 확인된 것은 이날 오후 3시께 대전 동구 용전동 대전복합터미널 대전-전주행 승강장 폐쇄회로(CC)TV에서다.

전주에 도착한 정 경사는 이날 오후 6시50분께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또다시 군산 대야행 버스에 올라탔다.

이때까지 정 경사는 영월 서부시장에서 산 복장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경사의 그 뒤 행적은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정 경사가 강원, 대전, 전주를 거쳐서 자신의 연고지인 군산으로 들어간 것 같다”면서 “정 경사의 연고지 등을 중심으로 행적을 뒤쫓고 있다”고 말했다.

◇ 가족들 “유력 용의자 풀어줘” 반발

정 경사의 수상한 행적이 포착되자 경찰은 전날까지 참고인 신분이었던 정 경사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뒤쫓고 있다.

실종 신고 당시 이씨의 가족들은 “이씨와 정 경사가 내연 관계였다”고 진술했다.

가족들은 “이씨가 실종된 날 집을 나가기 전에 ‘이제 내연 관계를 정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경사는 경찰에서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사이일 뿐 내연 관계가 아니다”고 시종일관 주장했다.

가족들은 유력한 용의자를 경찰에서 풀어 준 것이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가족들은 “수배 전단을 보면 정 경사의 얼굴에 손톱자국 등 싸움 흔적이 있었다”면서 “’이씨가 정 경사를 만나러 나갔다’는 진술까지 했는데 왜 풀어줬는지 모르겠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참고인 조사는 정확한 혐의점이 없으면 강제로 붙잡아 둘 수 없다”면서 “정 경사가 ‘강압적으로 수사를 한다며 고소하겠다’고 강하게 항의해 귀가시킬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실종 당일 만났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없다.

다만 정 경사 차량에서 확보한 블랙박스를 분석한 결과 삭제된 부분이 발견됐다.

영상에는 어둡지만 누군가 삽 형태의 도구를 들고 지나가는 모습이 잡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 영상이 찍힌 시각은 오후 9시40분께로 이씨가 실종한 이후인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군산경찰서는 전국 경찰서에 정 경사가 포착된 CCTV 영상을 배포하고 수배령을 내린 상태다.

정 경사는 176㎝ 키에 초록색 반팔 티셔츠, 반바지, 모차 차림을 하고 있다.

신고전화. 군산경찰서 수사과 강력팀(☎063-441-0271, 0329).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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