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서 실종’ 김종률…재기직후 또 비리 연루

’한강서 실종’ 김종률…재기직후 또 비리 연루

입력 2013-08-12 00:00
업데이트 2013-08-1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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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새벽 한강에 투신,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김종률(51) 전 민주당 의원(현 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은 현재 바이오 벤처기업 알앤엘바이오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 있었다.

경찰과 검찰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011년 1월 알앤엘바이오 측이 자사의 부실회계 문제를 무마해 주는 대가로 금융감독원 간부 윤모씨에게 5억원을 건넨 의혹과 관련, 11일 서울남부지검에서 조사를 받았다.

김 위원장은 검찰에서 당시 알앤엘바이오 고문으로 금품 전달을 ‘담당한’ 자신이 ‘배달 사고’를 냈고, 실제로는 윤씨에게 돈을 전달한 적이 없다며 기존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위원장의 진술 등을 근거로 윤씨에게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윤씨를 석방했다.

김 위원장과 알앤엘바이오의 라정찬 대표는 청주의 한 고등학교 동문으로 김 위원장이 1년 선배다.

경찰은 이날 오전 5시45분께 김 위원장이 한강에 투신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서초구 반포동 서래섬 수상레저 주차장에서 그의 차량과 휴대전화를 발견했으나 그가 실제로 투신했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검찰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 “김 위원장은 윤씨의 대역까지 준비하고 그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진술하는 등 처음부터 치밀하게 배달사기극을 벌였고 돈을 중간에서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윤씨에게 5억원을 전달하지 않은 사실은 실토했으나 2011년 당시 실제로 만난 사람이 누구인지, 5억원을 어디에 사용했는지는 진술을 거부하고 변호인과 상의 후 추가 조사를 받겠다고 했다”며 “불행한 소식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한 김 위원장은 1996년 사법연수원을 25기로 수료하고 변호사 생활을 하다가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 이 지역에서 17·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07년 대선 과정에서 이명박 후보의 BBK 주가조작 진상조사 대책위원장을 맡은 그는 ‘BBK 저격수’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단국대 부지 개발과 관련해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2009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추징금 1억원을 확정 선고받고 의원직을 상실했다.

2010년 7월 가석방된 뒤 지난 1월 복권된 그는 옛 지역구 지역위원으로 정계에 복귀한 데 이어 지난 4월 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으로 선출되면서 정치적 재기의 발판 마련에 성공했으나 또다시 비리 연루 의혹에 휘말렸다.

김 위원장은 전날 검찰 조사를 받고 나서 주변에 ‘괴롭다. 미안하다’는 심경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공교롭게도 원전 비리에 연루된 친동생과 함께 금품 비리 의혹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아 왔다.

김 위원장의 동생은 고리원전에서 근무할 당시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부품 입찰·구매 관련 청탁과 함께 수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과 벌금을 선고받은 김종화(50) 전 한국수력원자력 부장이다.

김 전 부장은 고리 2발전소(3·4호기)의 취·배수구 바닥판 교체공사와 관련해 업자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의 수사 대상에도 오른 상태다.

김 위원장은 검찰의 원전 비리 수사와 관련해선 조사 대상에 올라 있지는 않았다. 원전 비리 수사단 관계자는 “김종률 위원장은 전혀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며 “조사한 적도 없고 조사할 계획도 없었다”고 말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정치적 재기를 모색하던 김 위원장이 또다시 비리에 연루된 것이 드러나면서 모든 것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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