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위, 충북도청 전 직원에 “보지 말아라” 이메일 발송 ‘물의’
충주 세계조정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가 이 대회를 비판하는 언론 보도를 ‘악성 기사’로 규정, 보지말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충북도청 전 직원에게 보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3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조직위는 지난달 29일 ‘2013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악성기사 클릭 금지’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도청 내부 전산행정망을 통해 전 직원에게 발송했다.
조직위는 이메일을 통해 “개막 5일째를 맞은 조정선수권대회에 대한 안 좋은 기사가 몇몇 있다”며 “’악성 기사’를 클릭하면 조회 수가 많아져 포털사이트 상단에 항상 그 기사가 노출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렇게 되면) 좋은 기사를 올리더라도 그 기사에 묻히게 된다”며 “좋은 기사를 많이 클릭해서 항상 상단에 보이게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악성 기사는 절대로 보지도, 클릭하지도 말아 달라”고 요구했다.
이 이메일은 조정선수권대회의 운영 미숙 등을 비판한 기사가 잇따라 언론에 보도되던 시점에 발송됐다.
이 때문에 조직위가 조정대회의 부정적인 면은 감추고, 좋은 면만 부각하려 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공무원들도 “비판 내용을 겸허히 받아들여 잘못된 점을 개선하려고 노력해야지 ‘악성 기사’라고 규정하는 발상이나, 공무원들을 통제해 밝은 면만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 모두 시대착오적”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문제의 이메일을 발송한 조직위 관계자는 “언론에서 비판기사가 잇따라 대회 이미지가 나빠질 것을 걱정해 한 일”이라며 “지역에서 치러지는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싶어 개인적으로 보낸 것이며 조직위 방침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