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김석기, 한국공항公 사장후보에 안팎 반발

‘용산참사’ 김석기, 한국공항公 사장후보에 안팎 반발

입력 2013-09-12 10:30
업데이트 2013-09-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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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공사 노조 반대 성명…참사 유족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

2009년 ‘용산 참사’ 당시 철거민 농성 진압을 지휘했던 김석기(59)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한국공항공사 신임 사장 후보군에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참사 유족과 공사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12일 한국공항공사 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노조는 전날 조합원들만 볼 수 있는 내부게시판에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은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부적격하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전문성을 무시한 부실 인사검증에 황당함을 넘어 분노한다”고 반감을 표시했다. 아울러 “용산 철거민 시위를 강제 진압해 인명피해를 낳고, 민심이 들끓자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김 전 청장을 공기업 사장에 선임하는 것은 돌아가신 분들과 아직 교도소에 계신 분들, 유족에 대한 인간적 도리가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노조는 이어 “항공 안전의 최일선을 책임지는 공기업으로서 전문성 있는 인물이 와야 할 자리임에도 공항에 대한 경험이 없는 김 전 청장이 사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공사 직원들뿐 아니라 국민에게도 불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박근혜 대통령은 불과 수개월 전 ‘열심히 일하는 이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공기업 낙하산 인사가 새 정부에서 없어져야 한다’고 했다”고 상기시키면서 “공공기관이 국민 신뢰를 얻기를 박 대통령이 진정 바란다면 김 전 청장을 공항공사 사장으로 선임해서는 안 된다”고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김 전 청장의 사장 후보 지명에 반대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

위원회 관계자는 “6명이 사망한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한 사람이 공기업 사장 후보에 오르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소식을 접한 유족들이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건 진상 규명도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언젠가는 사법적 심판을 받아야 할 김 전 청장을 사장 후보에 올린 것은 정부의 인사시스템에 심각한 도덕적 불감증이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공항공사 노조 관계자는 “앞으로 관련 절차가 남은 만큼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및 용산 참사 유족들과 논의해 구체적인 대응 방침을 정할 계획”이라며 “만일 김 전 청장이 최종 후보로 확정되면 저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공항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 9일 김 전 청장과 오창환 전 공군사관학교 교장, 유한준 전 국토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상임위원 등 3명을 신임 사장 후보로 압축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 올렸다.

공운위의 인사 검증을 통해 최종 후보자가 추려지면 주주총회를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절차에 따라 신임 사장이 확정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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