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보직교수에 외국인 첫 임명…에거 교수

서울대, 보직교수에 외국인 첫 임명…에거 교수

입력 2013-09-12 10:30
업데이트 2013-09-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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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 정보화·국제화본부장…”외국인 교수·학생-학교 간 다리 될 것”

서울대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이 보직교수 자리에 올랐다. 지난 1일 자로 공과대학 정보화·국제화본부장에 임명된 스위스 출신의 버나드 에거(38·한국이름 이강웅) 교수.

에거 교수는 12일 “외국인으로서 좋은 자리를 맡아 영광스럽기도, 부담스럽기도 하다”며 “회의가 생각보다 엄청나게 많아 새로운 세상이 열린 느낌”이라고 보직을 맡은 소감을 밝혔다.

그는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에서 학부와 석사를 마치고 2008년 서울대 컴퓨터공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삼성종합기술원을 거쳐 2011년부터 서울대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스위스에서 석사를 마치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 아시아에서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했고 인상이 좋은 나라인 한국을 선택했다고 한다.

2003년 한국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상태로 한국에 왔지만, 박사과정 시절 연구실에서 동료와 일부러 한국어로만 대화하면서 실력이 붙었다. 지금은 연구실 학생들을 직접 한국어로 지도할 정도로 유창해졌다.

에거 교수는 그러나 “회의에 들어가면 아는 한국말은 나오지 않고 또 다른 차원의 한국말이 필요하더라”며 “연구과제 지원 시스템 등 대학 행정도 아직 많이 낯설다”고 털어놨다.

에거 교수의 주 업무는 서울대 공대에서 외국인 교수와 학생들의 애로사항을 찾아 개선하는 등 학내 국제화 창구가 되는 것이다. 공대 전산시스템 관리와 업무 전산화 등 정보화 업무도 이끌어야 한다.

그는 “의미 있는 보직을 맡아 외국인 교수·학생들과 학교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에거 교수는 “10년 전만 해도 서울대에 영어 강의도 거의 없고 외국인을 위한 시스템이 부족해 불편했던 것과 비교하면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며 대학은 물론이고 한국 사회 전체가 10년 사이 빠르게 국제화했다고 평가했다.

한국에서 생활한 지 10년이 된 에거 교수는 박사과정 시절 만난 한국인 여성과 결혼했다. 그는 “외국인도 내국인도 아닌 그 중간에 있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이건우 서울대 공과대학장은 “공대에 외국인 교수와 학생이 점점 늘어나는데 한국인들은 모든 게 익숙해 외국인들이 뭘 불편해하는지 잘 모른다”며 “외국인의 시선으로 외국인 교수와 학생들이 겪는 불편을 바로잡으려는 취지에서 에거 교수를 보직에 임명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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