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대이동 시작’…터미널·역 귀성인파 몰려

‘민족 대이동 시작’…터미널·역 귀성인파 몰려

입력 2013-09-18 00:00
업데이트 2013-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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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들어 고속도 곳곳 정체 극심…서울→부산 6시간50분추석연휴 3천500만명 이동 예상…작년비 4.9% 증가

5일에 걸친 긴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7일 서울역과 고속버스 터미널이 고향을 찾는 시민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시민들은 귀성길 교통체증에 대한 우려보다는 오랜만에 고향에서 가족과 재회하는 데 대한 기대감으로 얼굴 한가득 웃음을 담았다.

◇ 버스터미널 = 오전부터 귀성객이 모이기 시작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오후 들어 본격적인 귀성 행렬이 시작되면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매표창구 앞은 귀성 버스 승차권을 구하려는 이들로 여느 때보다 긴 줄이 늘어섰다. 승차장에서는 예매자가 나타나지 않자 남은 좌석을 팔려고 버스업체 직원들이 큰 소리로 승차 의사를 묻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터미널 측은 이날 호남선에 버스 787대를 추가로 배치하는 등 명절을 맞은 ‘민족 대이동’에 대비한 수송대책을 마련했다.

전남 함평행 버스를 기다리던 직장인 정기성(33)씨는 “올해에도 배우자가 없다 보니 다가올 ‘압박’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부모님 뵐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며 “다음번에 내려갈 때는 둘이서 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애리(24·여)씨는 “원래 열차를 예매했는데 아침에 차를 놓치는 바람에 부랴부랴 버스표를 구해서 타러 왔다”며 “다음 주 시험이 있어서 가족들 응원을 받고 올라올 예정인데 어렵게나마 갈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웃었다.

◇ 고속도로 = 일과를 일찍 마친 직장인 등이 오후 들어 본격적으로 귀성길에 오르면서 고속도로 곳곳에서 심한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오후 5시 현재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 경부선 입구→반포나들목, 오산나들목→안성나들목, 북천안나들목→목천나들목 36.35㎞ 구간에서 차량이 시속 40㎞ 미만으로 느리게 운행하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목포방향 발안나들목→서평택나들목, 대천휴게소→무창포나들목 28.67㎞, 중부고속도로 통영방향 마장분기점→호법분기점, 진천나들목→오창나들목 22.82㎞ 구간도 차량이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상태다.

중부내륙고속도로 마산방향 충주휴게소→연풍터널 남단, 상주나들목→상주터널 남단 30.77㎞, 영동고속도로 강릉방향 부곡나들목→동수원나들목, 덕평나들목→이천나들목 23.38㎞에서도 차량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승용차 기준 예상 소요시간은 서울→대전 4시간10분, 서울→광주 6시간10분, 서서울→목포 6시간30분, 서울→대구 6시간, 서울→부산 6시간50분, 서울→울산 7시간, 서울→강릉 3시간30분이다.

고속도로 정체는 연휴 첫날인 18일 가장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 서울역 = 연휴를 하루 앞두고 서울역에는 서둘러 고향을 찾는 귀성객으로 붐비면서 명절이 시작됐음을 실감케 했다.

역사 로비에 마련된 의자는 열차를 기다리는 이들로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가족 단위 귀성객뿐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고향을 찾는 대학생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맡겨둘 곳을 찾지 못해 집에서 기르던 애완견을 데리고 나온 여성들도 있었다.

가족들과 함께 대구행 열차를 기다리던 최종석(42)씨는 “오늘 휴가를 하루 더 냈더니 연휴가 길어져 좀 더 명절 분위기가 나는 것 같다”라며 “추석 끝나고 다음 날 천천히 올라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부산으로 간다는 대학생 김민수(22)씨는 “집에 가면 부모님과 취업이나 장래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아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오랜만에 집에서 쉬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을 생각하니 벌써 마음이 설렌다”며 웃었다.

코레일 관계자는 “오늘과 내일 귀성길 기차표는 모두 매진됐고 일부 입석만 조금 남아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날 오전 서울역에는 진보·보수단체들이 일찍부터 나와 귀성객을 상대로 선전전을 벌이는 등 다소 혼란한 시국을 반영했다.

국정원 시국회의 등 진보단체는 서울역사 입구에서 역사교과서·국정원 댓글 사건 등 최근 현안에 대한 기사 등을 담은 유인물을 귀성객들에게 나눠줬다. 보수단체들은 같은 곳에서 통합진보당 해산촉구 서명운동을 벌였다.

시민 이수홍(43)씨는 “항상 그렇듯 명절이 되면 정치 얘기를 많이 하게 되는데 이번 명절에는 이슈가 많아 특히 더 그럴 것 같다”라며 “혹시나 언쟁이 심해져 명절 분위기를 해치는 집도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 공항 = 긴 연휴를 맞아 외국으로 여행을 떠나거나 항공편으로 고향을 찾는 이들이 몰리면서 공항도 하루종일 붐볐다.

인천국제공항은 17~22일 한국을 떠나는 여행객이 32만4천명, 국내로 들어오는 승객은 35만1천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선이 대부분인 김포공항은 18~22일 항공편으로 국내를 오가는 승객이 26만2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17~22일 전국의 이동 인원은 총 3천513만명, 1일 평균 이동 인원은 585만명으로 각각 예상했다.

총 이동 인원은 작년 추석(3천348만명) 대비 4.9%, 1일 평균 이동 인원은 평시(317만명)보다 84.5%, 작년 추석(558만명)에 비해서는 4.8% 늘어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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