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할머니 임종 지킨 공무원 “마음 아팠다”

맥도날드 할머니 임종 지킨 공무원 “마음 아팠다”

입력 2013-10-23 00:00
업데이트 2013-10-23 07:1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맥도날드 할머니’로 알려진 고(故) 권하자씨가 무연고 변사자로 세상을 떠날 때 마지막까지 곁을 지킨 서울 중구청 사회복지과 소속 손석희(45) 주무관은 23일 “마음이 아팠다”고 심경을 밝혔다.

손 주무관은 “관련 업무를 한 지 21년이 지났지만, 권 할머니를 보내드릴 때 처음 업무 때와 마찬가지 감정이었다”며 “제 아버지를 보낼 때의 마음처럼 그분들이 외롭지 않게 편안한 휴식을 얻을 수 있게 돕겠다”고 말했다.

그는 1992년 중구청 사회복지과에 첫 발령을 받은 후 지금까지 노숙인 상담, 노숙인 시설관리, 무연고 변사자의 사망 후 뒤처리 업무를 맡아왔다. 그동안 800건, 연평균 40건을 처리했다.

중구 담당인 서울역, 을지로 지하도, 명동 등에서 거처 없이 떠돌다 세상을 뜬 노숙인이 대상이다.

경찰 또는 국립중앙의료원이 무연고 변사자를 통보해오면 우선 가족관계등록부와 주민등록을 참고, 유족을 수소문해 시신을 거둘 수 있도록 돕는다. 유족들에게 공문으로 통보하거나 신문, 구청 홈페이지에 공고하는 방법을 쓴다.

그러나 유족을 찾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대개 생활고 또는 가정불화로 가족과 단절됐기 때문이다. 설사 찾는다고 하더라도 “왜 연락했느냐”고 따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권 할머니도 서류상 오빠가 있어 사망사실을 통보했으나, 오빠마저 2010년 거주불명자로 등록돼 서류가 반송됐다.

손 주무관은 결국 미혼인 권 할머니의 시신을 거두겠다고 나선 사람이 없어 시신을 화장해 서울시립 용미리 무연고 추모의 집에 안치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