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사흘째 서울대병원 노사 ‘평행선’…장기화 우려

파업사흘째 서울대병원 노사 ‘평행선’…장기화 우려

입력 2013-10-25 00:00
업데이트 2013-10-2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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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파업 후 두 차례 실무교섭했으나 진전 없어

서울대병원 파업이 사흘째를 맞았지만 노사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파업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5일 서울대병원과 공공운수노조 서울대병원 분회에 따르면 노사는 이날 오전 1시께부터 2시간가량 실무교섭을 벌였으나 진전을 보지 못했다.

노조는 이날 “교섭에서 필수유지업무에 대한 이야기만 오갔을 뿐 사측이 노조 요구안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자정부터 1시간 20분가량, 24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노사 실무교섭도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다. 현재로선 다음 협상이 언제 이뤄질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노조는 ▲ 선택진료제 및 의사성과급제 폐지 ▲ 임금 총액 13.7% 인상 ▲ 비정규직 정규화 및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병원 측은 경영 악화 탓에 임금 인상은 불가능하며 선택진료제나 의사성과급제 역시 문제가 없어 노조의 요구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여러 쟁점 가운데 임금과 관련해 견해차가 가장 큰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병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단체교섭을 하자고 요구하고 있으나, 병원 측은 원활한 협상 진행을 이유로 실무교섭에만 응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병원 조합원 총 1천500여 명 가운데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필수유지업무 대상자를 뺀 500여 명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병원 본관 1층 로비에 농성장을 마련해 매일 출정식을 열고 밤샘농성 조를 따로 만들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노조는 이날은 병원 내에서 조합원 분임토론, 현장 점검 등 자체 행사를 진행한 뒤 오후 5시께 마무리집회를 끝으로 밤샘농성 조만 남기고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파업 초기인데다 응급 환자를 돌보는 직원들은 정상근무를 하고 있어 아직 심각한 의료 차질은 빚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파업이 길어지면서 피해가 차츰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진료예약 콜센터와 환자 이송 업무 등은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있으며 환자 식사가 다소 부실해지는 등 업무 차질이 생기고 있다.

일반 환자식은 병원에서 제조된 음식이 아닌 외부 도시락으로 대체했으며 식단에 제한이 있는 치료식의 경우는 설거지 인력이 많이 빠진 탓에 병원에서 음식을 제조하되 일회용 용기에 담아 제공하고 있다.

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파업 상황에서도 필수유지업무를 지키면서 환자 안전에 차질이 없도록 파업 참가자를 제한하는 것이 지침”이라고 거듭 밝혔다.

병원 측은 비조합원이나 비정규직 인력을 중심으로 대체 인력을 구성해 빈자리를 메우겠다는 대책이다. 그러나 조합원이 대거 빠지면 근무자들의 피로가 누적돼 업무 공백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자동수납 업무를 안내하는 한 직원은 “협력업체 직원이라 파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병원 내부가 복잡하고 환자들이 무슨 일이냐며 자주 물어와 피로도가 높아지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피로감이 쌓이기는 환자나 보호자들, 외래 방문객들도 마찬가지다.

환자들은 자주 오가는 1층 로비가 농성장으로 이용되는 것과 부실한 식사를 가장 불편하게 여기고 있다.

본관 1층에 마련된 의무기록복사 창구에는 ‘담당자 전체가 파업에 참여해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있으니 양해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문구가 붙어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환자 김모(61)씨는 “식사 문제를 제외하고 진료 면에서는 아직 별 불편을 못 느낀다”며 “하지만 파업이 길어진다면 환자로서는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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