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투기의혹 여수 땅… “25년 만에 땅 주인 나타나더니”

김진태 투기의혹 여수 땅… “25년 만에 땅 주인 나타나더니”

입력 2013-10-31 00:00
업데이트 2013-10-3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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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진 31일 오전 전남 여수시 율촌면의 한 야산 밑 밭에서 해당 부동산을 지난 25년 전에 판 주민이 김 총장 명의의 부동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진 31일 오전 전남 여수시 율촌면의 한 야산 밑 밭에서 해당 부동산을 지난 25년 전에 판 주민이 김 총장 명의의 부동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가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논란이 되고 있는 전남 여수 지역의 한 야산 밑 밭에서 주민이 최근 땅 주인에게 연락이 왔다고 전했다.

25년 전인 지난 1988년 한 부동산 업자에게 여수시 율촌면 산수리 수전마을 인근 야산 밑 밭 두 필지를 판 당사자인 채모(72)씨는 “두 달 여전 땅을 판 이후 한번도 연락이 없던 땅주인이라는 사람들이 전화를 연달아 해왔다”고 말했다.

두 달 전은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자식 문제가 불거진 시점이다.

부산 사투리를 썼다는 남녀는 각각 채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들의 땅에 나무를 심을 예정이니 “이제부터는 밭농사를 짓지 말아달라”고 통보했다고 채씨는 전했다.

며칠 뒤 채씨는 외지 사람이 해당 필지를 둘러보러 온 것도 목격했다.

50~60대로 보이는 여성과 조금 젊어 보이는 남녀는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 소유의 땅을 비롯한 주변 땅을 자세히 둘러보고 갔다.

채씨는 이들 중 남성이 나이들어 보이는 여성에게 “누나 내가 여기 땅 200평도 샀으니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측량해서 나무를 심으면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채씨는 현장을 방문한 세 남녀가 김 검찰총장의 부인이거나 처남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검찰총장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두 달여 전 25년 만에 땅주인이라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연락을 해오고 직접 찾아온 것을 의아해했다.

땅 주인들이 1988년 땅을 판 이후 단 한번도 얼굴을 내비치거나 심지어 연락을 해온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해당 내용이 사실이라면 김 후보자 측이 검찰총장 교체를 예상하고 사전에 부동산 투기 의혹을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함께 현장을 찾은 이모(41)씨는 “갑자기 땅 주인이 나타나 소유권을 행사하겠다고 나선 데는 이유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시점이 검찰총장 문제가 불거진 때라 하마평을 예상하고 땅 투기를 감추려 한 것이라고 의심할 만 하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 30일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초임 근무지였던 여수·순천 지역에 대한 인상이 좋아 은퇴 후에 살고 싶다는 생각에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땅을 판 채씨는 이 말을 듣고 웃음을 지었다.

채씨는 “여기는 돌풍이 많이 부는 곳이라 비닐하우스를 지어도 다른 곳보다 몇배는 튼실하게 지어야 안 부서진다”면서 “더구나 야산 밑 밭 한가운데 땅에 집을 지어 살겠다는 거냐”고 반문했다.

채씨는 25년 전 땅을 팔았을 시점은 더욱 개발이 안 돼 도로도 차가 다닐 수 없고 여수 도심에서 마을까지 오려면 1시간 이상 걸렸다고 말했다.

결국 김 후보자는 아무런 연고가 없는 지역에 산으로 둘러싸인 농지만 내려다보이고 별다른 식수원도 없어 멀리서 지하수를 끌어다 농사를 지어야 하는 땅에 집을 지어 살겠다는 생각을 초임검사 시절 했다는 것이다.

채씨는 또 해당 밭을 팔 때 투기 열풍이 불었던 때라고 회상했다.

그는 어느날 갑자기 서울의 부동산 업자가 연락을 해와 평당 7000원 하는 땅을 시세의 열배가 넘는 10여만원에 사갔다며 당시 주민들 대부분이 그렇게 농지를 팔아 현재 마을 주변 농지 주인 80% 이상이 서울, 부산 등 외지인이라고 말했다.

당시 주민들은 율촌 산단이 들어서 마을 주변에 자동차 공장이 들어선다는 고급 정보를 아는 이도 없었다. 25년 지난 지금 그 고급 정보는 결국 거짓정보였음이 드러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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