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바다사자 방울이 건강 문제로 내실 치료 중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제주바다로 돌아간 데 이어 캘리포니아 바다사자 ‘방울이’도 은퇴를 선언, 서울동물원의 동물 쇼가 모두 폐지됐다.31일 서울동물원에 따르면 방울이는 지난달부터 쇼에 집중을 못 하고 사료도 제대로 넘기지 못하는 등 건강에 이상이 생겨 공연을 중단한 채 치료 중이다.
제돌이 이야기쇼가 폐지되고 나서 방울이 설명회가 서울동물원의 마지막 남은 동물 쇼였으나 그마저도 사라지게 됐다고 동물원은 밝혔다.
수컷인 방울이는 올해 25살이다. 캘리포니아 바다사자의 평균 수명이 20∼25살인 점을 고려하면 고령이다.
1989년 서울동물원에서 태어난 방울이는 1995년 제주 퍼시픽랜드로 반출됐다가 2002년 고향에 다시 돌아오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5년부터 앞니를 드러낸 특유의 미소로 관람객의 사랑을 받아 하루 두 번씩 사진찍기 행사에 참여해왔지만 2009년부터 공연을 거부하는 등 이상행동을 보였다.
사진찍기 행사는 설명회로 전환됐으나 방울이는 설명회에도 피로감을 호소했다.
서울동물원 관계자는 “진료 결과, 방울이가 정말 쉴 때가 됐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됐다”며 “공연 자체가 폐지된 데는 제돌이가 고향으로 돌아가고 나서 이제는 동물을 이용한 쇼를 모두 없애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게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현재 방울이는 내실에서 영양제 주사를 맞고 고등어, 동태, 전갱이, 열빙어 등 다양한 사료를 먹으며 치료를 받고 있다. 진료팀은 주 2회 몸무게를 재고 수질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서울동물원은 공연을 폐지하는 대신 방울이가 완전히 회복되면 야외 오타리아(남아메리카 바다사자) 전시장에 들이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이다.
이 전시장에는 번식 가능성이 전혀 없는 노령 오타리아 암컷 2마리가 살고 있어 친구처럼 지내기에도 좋을 것이라는 게 동물원 측의 판단이다.
서울동물원은 합사 여부가 결정되면 방울이가 지내던 점박이 물범 전시장과 오타리아 전시장에 ‘방울이 건강회복, 다시 만날 날 기원’이라고 적은 현수막도 걸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