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 딛고 재기 노리는 왕년의 ‘대학 빙판 강자’

시련 딛고 재기 노리는 왕년의 ‘대학 빙판 강자’

입력 2013-11-17 00:00
업데이트 2013-11-1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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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운대 아이스하키팀, 해체 후 재창단 2년 만에 유한철배 3위

”자, 다시 한번 가보자. 좋아, 그렇지! 다시 한 번 더…!”

지난 14일 오후 서울 노원구 월계동 광운대 아이스링크.

영하 5도의 빙판 위에서 건장한 청년 10여명이 쉴 새 없이 스틱으로 퍽(puck·아이스하키 공으로 사용하는 고무 원반)을 주고받으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광운대 아이스하키팀 선수들이다.

광운대팀은 지난 4일 막을 내린 제33회 유한철배 전국 대학부 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다.

국내 대학팀이 5개에 불과하니 썩 좋은 성적으로 보긴 어렵다. 그러나 대회 이후 팀 분위기는 그야말로 최고조에 올랐다.

성현모(43) 감독은 17일 “팀이 다시 꾸려진 지 2년 만에, 그것도 1·2학년 선수만 있는 우리 팀이 드디어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셈”이라고 말했다.

광운대팀은 1979년 창단됐다. 첫해부터 대학부 강호인 연세·고려대를 잇따라 격파하며 파란을 일으켰고, 1997년에는 실업팀을 제치고 한국아이스하키리그 정상을 차지하며 학교의 ‘마스코트’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그러나 창단 30주년이던 2008년 성적 부진과 신입생 부족에 학교 재정난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지원이 끊기고 팀이 해체되는 시련을 겪었다. 다행히 2011년 학교로부터 다시 지원이 시작되면서 재창단됐다.

한때 전성기를 누리다 아픈 과거를 딛고 다시 탄생한 팀이어서인지 감독과 선수 모두 학교와 학생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국가대표 출신이자 광운대 졸업생이기도 한 성 감독은 캐나다 주니어리그에서 활약한 박종수(20·생활체육학과 2)와 일본 리그에서 뛴 최영민(20·생활체육학과 2) 등 해외파도 영입, 전력 보강에 주력했다.

팀 주장 최씨는 “지난 대회 때 감독님이 강조하셨던 것이 ‘기죽지 마라’였다”며 “3·4학년이 주를 이루는 타 대학팀에 맞서 위축되지 않고 우리만의 경기를 풀어나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3위를 차지한 지난 대회에서 광운대팀의 기록은 2승 2패였다. 다음 도전은 오는 26일부터 열리는 제68회 전국종합 아이스하키 선수권대회다.

성 감독은 “아이스하키가 아직 비인기 종목인데 우리 팀을 통해 아이스하키의 저변이 확대되는 계기가 만들어지면 좋겠다”며 “격렬한 보디 체킹(body checking·상대 선수의 움직임을 몸으로 막는 것)이 허용되는 경기인 만큼 직접 관전하면 생동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관심을 부탁했다.

주장 최씨도 “이제 시작인데 여기서 만족해선 안 되죠”라고 웃으며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

”객관적인 전력은 뒤처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무조건 이기겠다’는 일념으로 다른 팀원들과 똘똘 뭉쳐 초창기 선배들처럼 파란을 일으켜보고 싶어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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