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보안’…세포모임도 스파이처럼 암구어 이용 접선
내란음모 사건을 국가정보원에 처음 제보한 이모씨는 RO조직의 총책이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란 사실을 9년 만에 처음 알았다고 주장했다.2004년 정식으로 RO에 가입했지만 조직 자체가 보안을 워낙 중시하는데다 횡적 연계없는 점조직 형태이기 때문이다.
1990년대부터 주체사상을 공부해 온 이씨는 2003년 지인을 통해 처음으로 RO조직의 예비조직 개념인 ‘학모’(학습모임)와 ‘이끌’(이념써클) 단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접했다.
학모는 정치나 경제, 철학에 대해 공부하고 심화시키는 단계로 이후 주체사상을 거리낌없이 받아들이면 이끌 대상자가 되고 RO 조직원 2명 이상의 추천과 가입식을 거쳐 RO 성원이 된다고 이씨는 설명했다.
당시 이씨는 ‘우리의 수(首)가 누구인가’, ‘나의 주체성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에 ‘김일성’, ‘혁명가’라고 답하는 의식을 거친 뒤 2004년 정식으로 RO에 가입했다.
그는 RO가 3∼5명 단위로 나뉘어진 세포모임이 점조직화돼 있는 등 보안을 가장 중시한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조직원은 RO 얘기를 안하는게 철칙이어서 같은 세포모임이 아니면 잘 알지도 못했다”며 “수원역 카페에서 상급 조직원인 홍순석 피고인을 만날 때 테이블에 신문을 놓고 기다리라는 지시를 받았고, 잠시 후 암구어인 ‘지역에서 오셨습니까’ 하길래 ‘중앙’이라고 답하고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RO가 보안을 위해 강령을 암기하고 전자매체 암호 프로그램을 쓰는 등 보안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며 “5월 곤지암 모임과 서울 강연 때 수(首)는 수령 한 명이고, 이 의원은 남쪽 정치지도자 역할이라고 들어 대표임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이 ‘바람처럼 모이라’고 지시할 때 대단한 분이라 생각했다”며 “홍 피고인이 이 의원을 표현하면서 ‘옛날에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핵심 남부 총책이고 (현재)남부만 남아있다’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2009년 10월께 집행유예 기간인데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던 상황에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한나라당사 점거 농성 단장을 맡으라’는 이상호 피고인의 지시 이후 고민하다가 이듬해 3월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해 북한의 주장을 옹호하는 것을 보고 RO에 회의를 느껴 제보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