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미사 발언’으로 수사받는 박창신 신부

’시국미사 발언’으로 수사받는 박창신 신부

입력 2013-11-26 00:00
업데이트 2013-11-26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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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교구 정의구현사제단 “조만간 입장 정리할 것”

시국미사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 전주교구 원로신부가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검찰은 박 신부가 강론하며 국가보안법 등을 위반했다는 고발장이 접수돼 수사에 들어갔다고 26일 밝혔다.

고발장을 낸 보수·반북단체는 박 신부가 강론에서 행한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사건 등에 대한 발언을 문제삼고 있다.

보수·반북단체는 박 신부가 국가보안법 위반과 내란을 선동했다고 주장한다.

박 신부는 지난 22일 전북 군산시 수송동 성당에서 ‘불법 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봉헌하며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사건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그는 “이번 사태의 핵심인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해야 하며 책임 있는 박 대통령도 퇴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신부는 강론 말미에 “독도는 우리 땅인데 일본이 자기 땅이라고 하면서 독도에서 훈련하려고 하면 대통령이 어떻게 해야 해요? 쏴버려야 하지, 안 쏘면 대통령이 문제 있어요”라며 “NLL에서 한미 군사운동을 계속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해야 하겠어요? 북한에서 쏴야죠. 그것이 연평도 포격이에요”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 정부는) 노동자·농민을 잘살게 해주자는 사람들을 빨갱이로 낙인찍으면서 종북 논리를 선거에 이용하며 집권을 연장해 왔다”면서 “천안함 사건도 북한이 어뢰를 쏴 일어났다는 게 이해가 되느냐”고 주장했다.

이 발언이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보수·반북단체의 반발, 박근혜 대통령·정홍원 국무총리 강경 입장 표명, 보수·반북단체 고소장 제출이 검찰 수사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천주교 전주교구 정의구현사제단은 신중한 입장이다.

전준형 사제단 사무국장은 “검찰 수사 소식은 들었으며 아직 입장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면서 “조만간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박 신부는 지난 2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비판에도 상관없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운동을 하겠다”면서 “이 노인네가 한마디해서 잡아가면 잡혀가는 것”이라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신학대를 나와 1973년 사제 서품을 받은 박 신부는 39년간 익산, 정읍, 전주 성당 등에서 사제로 부역하다 지난해 8월 은퇴했다.

전북지역에서는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고 부당한 권력에 맞서면서 문정현·규현 형제 신부와 함께 대표적인 ‘강성 신부’로 꼽힌다.

특히 광주민중항쟁을 신자들에게 알리던 박 신부는 1980년 6월 25일 괴한들로부터 테러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되기도 했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공동대표를 맡는 등 대표적인 ‘현실참여형 종교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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