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전 어린이 황산테러 재수사를” 유족·시민단체 청원

“14년전 어린이 황산테러 재수사를” 유족·시민단체 청원

입력 2013-11-28 00:00
업데이트 2013-11-2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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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5월 공소시효 만료 앞두고 9만여명 서명

 
황산테러 재조명한 MBC ‘시사매거진 2580’.
황산테러 재조명한 MBC ‘시사매거진 2580’.
14년전 대구에서 발생한 어린이 황산 테러사건에 대해 유족과 시민단체가 재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황산 테러 피해자인 고 김태완(당시 6세)군의 부모와 대구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구지부는 28일 오전 대구참여연대 대회의실에서 이 같은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군의 어머니 박정숙(49)씨는 “태완이에게 한 (범인을 잡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못난 부모는 가슴에조차 묻지 못하고 14년의 세월을 무능하다고 자책하며 살았다”며 “호흡조차 힘든 상황에서 태완이가 말한 진실을 제대로 규명하고 싶다”고 울먹였다.

 박씨는 “사건 당시 골목길에서 누군가를 봤었고 황산을 맞아 몸이 뜨거워진 채로 집에 오려는데 그가 자기의 이름을 불렀다고 한 증언이 태완이가 말한 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1999년 5월 20일 대구시 동구 효목동 한 주택가에서 정체불명의 남자가 학원에 가려고 집을 나선 김군의 얼굴에 황산을 들이부었다. 김군은 황산으로 인해 시력을 잃고 전신 40%에 3도 화상을 입어 사건 49일 만인 그해 7월 8일 숨졌다. 당시 경찰은 원한 관계에 의한 테러나 정신병자 등의 ‘묻지마’ 범행 등에 초점을 맞춰 다각도로 수사했으나 범인 검거에 실패했다. 1만여장의 제보 전단을 제작, 대구시내에 뿌리고 전담반을 구성해 수사를 벌였으나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2005년 수사본부를 해체했다.

 박씨와 시민단체는 유족이 제기한 의혹들이 경찰 수사에서 풀리지 않은 점, 사건 당시 현장 목격자의 새로운 진술이 나온 점 등을 재수사의 이유로 들었다. 재수사를 청원하기 위해 유족은 그동안 인터넷과 우편 등을 통해 9만여명의 서명을 받기도 했다. 유족은 당시 현장 목격자의 새 진술, 박씨의 청원서, 수사와 관련해 납득할 수 없는 의문점, 김군의 녹취록, 사건 당시 부모의 상황기록 등을 재수사 청원서와 함께 대구지검에 제출했다. 대구참여연대자 관계자는 “내년 5월이면 사건의 공소시효가 끝난다”면서“당시의 수사가 충분하지 않은 만큼 재수사를 촉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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