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학생회 토익응시료 선착순 현금지급 ‘논란’

대학교 학생회 토익응시료 선착순 현금지급 ‘논란’

입력 2013-12-12 00:00
업데이트 2013-12-1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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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의 현금 뿌리기” vs “학생들 위한 복지”

취업난에 청년 실업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인천의 한 대학교 학생회가 취업에 필요한 토익 시험 응시료를 현금으로 선착순 지원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학생회의 취업 지원을 반겼지만 대다수는 학생회비를 줄 세워 나눠주는 것에 불과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12일 인하대에 따르면 이 대학 공대 학생회는 최근 토익 시험 응시료의 일부를 지원하는 복지사업을 벌이고 있다.

졸업을 앞둔 공과대학 3·4학년 학생들에게 토익 시험 응시료를 지원해 취업 준비로 인한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 준다는 취지다.

이날 오전 9시부터 학생회 메일로 신청서와 함께 재·휴학증명서, 올해 토익 시험 성적표를 받아 선착순으로 33명에게 현금 3만원씩을 지급할 예정이다. 지원비는 접수가 끝난 뒤 신청서에 쓴 개인계좌로 입금된다.

그러나 학생회의 토익 응시료 현금 지원 사실이 알려지자 학내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많은 학생이 두루 혜택을 받아야 할 학생회 예산이 특정 학생들을 위해서만 쓰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학 공대생 김모(26)씨는 “선착순으로 돈을 주는 것보다 공대생 5천명 전부가 돌아가면서 볼 수 있는 취업 서적 등을 사서 학과 마다 비치하는 게 비용 대비 효율성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학생들은 가정 형편이나 학업 성적 등의 기준 없이 선착순으로 현금을 주는 방식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일부 대학이 취업지원센터 등을 통해 학교 자체 예산으로 모의 토익이나 실제 토익 응시료를 학생들에게 지원하고 있지만, 학생회가 학생회비를 현금으로 나눠 주는 것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이 대학 재학생 정모(23·여)씨는 “올해 1월에 토익 시험을 친 사람도 선착순 안에만 들면 현금 3만원을 받을 수 있다”며 “요즘 3·4학년들은 웬만하면 1년에 토익 시험을 5∼6번씩 치는데 결국 선착순으로 현금을 나눠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

반면 취업 지원은 학생회의 당연한 역할 중 하나라며 토익 응시료 지원을 반기는 학생들도 있다.

다른 재학생 최모(25)씨는 “취업을 위해 쏟아붓는 돈이 한 달에 50만원이 넘는다”며 “적은 돈이지만 토익 응시료를 지원받으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인하대 공대 학생회의 한 관계자는 “취업 지원 확대는 지난해 학생회장 선거 당시 공약이었다”며 “지원 방법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고 선착순 현금 지급이 문제가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마땅한 다른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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