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째 릴레이 기부… 퇴직공무원들 ‘아름다운 퇴장’

6년째 릴레이 기부… 퇴직공무원들 ‘아름다운 퇴장’

입력 2013-12-26 00:00
업데이트 2013-12-26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충북 음성군 49명 5900만원 장학금 기탁

수십년간 몸담았던 공직을 떠나면서 지역 발전을 위해 장학금을 내놓는 아름다운 모습이 충북 음성군청에서 6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미지 확대
지난 24일 퇴임한 음성군청 공무원들이 음성장학회에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대옥 수도사업소장, 이종빈 주민복지실장, 이필용 음성군수, 정성호 군의회 전문위원. 음성군 제공
지난 24일 퇴임한 음성군청 공무원들이 음성장학회에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대옥 수도사업소장, 이종빈 주민복지실장, 이필용 음성군수, 정성호 군의회 전문위원.
음성군 제공
25일 군에 따르면 주상열 기획감사실장이 27일 퇴임식을 앞두고 최근 음성장학회에 200만원을 기탁했다. 주 실장은 전국공무원노조 음성군지부에 발전기금 100만원도 전달했다.

1978년 공직에 입문한 주 실장은 2004년 3월 사무관으로 승진해 문화공보과장, 재무과장, 행정과장 등을 거쳤다. 주 실장은 “무사히 공직 생활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도와준 선후배 공무원과 지역 주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어 장학금을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또 지난 24일 명예퇴임식을 한 이종빈 주민복지실장, 신대옥 수도사업소장, 정성호 군의회 전문위원도 100만원씩 모두 300만원을 음성장학회에 쾌척했다. 지난 6월에는 염주복 농정과장과 수도사업소 이상우 주무관이 퇴임을 하며 각각 200만원을 장학기금으로 선뜻 내놨다.

이 같은 군청 공무원들의 아름다운 전통은 2008년 6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안용섭 기획감사실장이 명예퇴임식장에서 지역 인재 육성에 동참하고 싶다며 음성장학회에 300만원을 기탁하면서 나눔 바이러스가 퍼져 나갔다.

이때부터 퇴직 공무원들의 기부가 이어져 최근 6년간 장학금을 기탁한 퇴직 공무원은 49명에 달한다. 이들이 내놓은 장학금은 5900만원이 넘는다. 간부 공무원에서 청원경찰 퇴임자들까지 직급에 관계없이 해마다 퇴직 공무원들이 너도나도 선행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이필용 군수는 “퇴직하는 날까지 지역 발전을 위해 솔선수범하는 공무원들이 너무 고맙다”면서 “그분들의 뜻에 따라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해 꼭 필요한 곳에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이화영 전공노 음성군지부장은 “퇴직 공무원들의 장학금 기탁이 전통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면서 “선배들의 모습이 많은 후배 공무원들에게 감동을 줘 앞으로 장학금 기탁이 더욱 많아질 것 같다”고 했다.

음성장학회는 공무원들의 잇단 동참 등으로 100억원 기금 조성 목표가 내년에 달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음성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2013-12-26 27면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