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일단락된 최장기 철도파업

우여곡절 끝에 일단락된 최장기 철도파업

입력 2013-12-30 00:00
업데이트 2013-12-3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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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민주노총 본부 진입-집행부 조계사 피신민노총 총파업 정점…수서발 KTX법인 등 불씨 남아

20일 넘게 계속된 철도파업은 해를 넘기기 전 극적으로 일단락됐지만 최장기 파업으로 적지않은 생채기를 남겼다.

철도노조는 30일 국회의 철도산업발전방안 소위원회 구성을 계기로 파업 철회를 잠정적으로 결정하고 내부 절차를 거쳐 현장 복귀 시기를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9일 철도노조가 수서발 KTX 법인 설립 움직임에 반발하며 총파업을 벌인 지 21일째다.

파업이 본격화하자 코레일은 김 위원장 등 노조 지도부와 적극 가담자 198명을 고소하고 대규모 손해배상 소송과 징계, 대체인력 채용 계획 등을 발표하며 강하게 노조를 밀어붙였다.

경찰도 고소장을 접수한 즉시 이들에 대한 출석을 요구하고 이에 불응한 노조 간부 34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서는 등 강공으로 일관했다.

노조 지도부는 이에 질세라 경찰의 수사망을 뚫고 ‘동에서 번쩍, 서에서 번쩍’하는 게릴라식 전법을 구사하며 파업의 주도권을 잡으려 했다.

철도파업의 하이라이트는 경찰의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 진입이다.

경찰은 지난 22일 중구 정동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에 4천여명의 경찰관을 동원해 12시간에 걸쳐 대대적인 수색 작전을 벌였으나 수배자들을 찾지 못한 채 허탕을 치고 망신을 당했다.

경찰이 1995년 창립 이후 18년간 공권력이 들어가지 못했던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에 진입한 것은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한 채 노동계 전체로 불똥을 확산시키는 결과만 가져왔다는 비판을 받았다.

경찰은 노조 지도부를 찾으려고 체포전담조를 구성해 전국을 이 잡듯 뒤졌지만 찾지 못했다. 오히려 며칠 뒤 이들은 자진해서 모습을 드려내며 건재를 과시했다.

박태만 수석부위원장과 김 위원장, 최은철 대변인이 25일부터 차례로 조계사와 민노총 본부, 민주당사에 나타난 것이다.

이들은 조계사 피신을 통해 종교계와 정치계를 우군으로 끌어들이려 시도했고, 각계에 철도 민영화 저지를 도와줄 것을 호소했다.

파업 사태는 27일 정부가 노조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서발 KTX 법인 면허를 발급하고 다음날 민노총이 철도파업을 지지하는 총파업 결의대회를 서울광장에서 열면서 정점을 찍었다.

대규모 집회 이후 세종로 사거리가 점거됐고 길거리에는 반정부 구호가 퍼져나오기도 했다.

파업은 이날 새누리당과 민주당, 철도노조가 철도발전소위원회를 구성하는데 합의하면서 극적으로 타결됐지만, 수서발 KTX 법인 설립 절차가 진행되고 있고 대체 인력 선발도 진행 중인 만큼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양측의 강경 대립으로 파업이 길어지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KTX 등 열차 운행이 감축됐고 코레일이 관리하는 수도권 1∼4호선 열차 고장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파업 초기 대체인력 투입이 원활하지 않아 열차 운행이 파행을 겪으면서 파업 첫날인 9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간 정식으로 접수된 수도권 전철 고장 건수는 13건에 달했다.

15일에는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에서 80대 여성이 지하철 문에 몸이 끼여 목숨을 잃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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