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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폭력男 77%는 전과…한국판 ‘클레어법’ 가능할까

데이트 폭력男 77%는 전과…한국판 ‘클레어법’ 가능할까

입력 2016-01-25 10:12
업데이트 2016-01-2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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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학대·가정불화도 폭력 원인…인권침해 논란 불가피

데이트 폭력을 막으려면 데이트 상대방의 전과를 조회할 수 있는 한국판 ‘클레어법’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끈다. 실제 연인에게 폭력을 휘두른 ‘데이트 범죄자’의 70% 이상이 전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홍영오 연구위원 등이 내놓은 ‘여성 대상 폭력에 대한 연구’ 보고서를 보면 2005년부터 10년간 연인을 대상으로 살인·성폭력 등 4가지 범죄를 저지른 이들 중 전과자는 76.6%였다.

전과가 없는 초범은 10명 중 2명꼴이었다.

보고서는 교제 상대방에 대한 선택을 위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전과정보공개제도’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클레어법’이라고 하는 ‘가정폭력전과공개제도’를 예로 들었다.

2009년 클레어 우드라는 영국 여성이 인터넷 연애사이트에서 만난 남자친구에게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남자친구는 과거 자신의 연인을 폭행하고 학대한 전과가 있었다.

이 사건이 발단이 돼 영국은 2012년부터 지역 경찰이 현재 또는 새로운 연인에 의해 폭력 위험에 노출된 여성들에게 연인의 폭력전과를 공개해줄 수 있도록 추진해왔다.

잠재적 피해자인 여성이 교제 상대의 폭력 전과를 경찰에 ‘문의할 권리’와 경찰이 사전에 그 위험성을 인지한 경우 당사자 요청이 없더라도 잠재적 피해자에게 정보를 제공해 ‘알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영국에서 지역정보공개결정위원회가 인권보호법 등을 준수해 공개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하는 것처럼 철저한 기준을 두고 전과정보를 공개한다면 범죄피해예방이란 공익과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의 균형을 찾을 수 있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실제 교제경험이 있는 성인여성 2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데이트 폭력 예방을 위해 상대방의 전과조회를 허용하는 것에 ‘철저한 관리를 전제로 찬성’한다는 응답이 48%로 가장 높았다. ‘전적으로 찬성’은 38.8%로 찬성 견해가 전체의 86.8%였다.

‘인권문제가 있으니 반대’는 9.8%, ‘전적으로 반대’는 3.5%였다.

남성 응답자들은 ‘전적으로 찬성’이 22.5%, ‘철저한 관리를 전제로 찬성’이 40.2%로 여성보다는 다소 낮았지만 찬성 견해가 더 많았다.

연인을 상대로 한 범죄자들은 어릴 적 학대에 노출된 경우도 많았다.

2011∼2014년 성폭력·살인으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위한 청구 전 조사를 받은 이들의 기록을 보면 연인을 살해한 범죄자 중 36.1%가 ‘어릴 적 학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교제경험이 있는 성인 남성 2천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폭력 가해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그렇지 않은 응답자에 비해 성장기 부모의 폭력을 목격한 경험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 시절 폭력과 학대 피해도 더 많이 본 것으로 나타나 ‘폭력의 순환성’을 보여준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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