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민간 희생자, 69년 만에 졸업장 받았다

한국전쟁 민간 희생자, 69년 만에 졸업장 받았다

입력 2016-02-18 23:02
업데이트 2016-02-19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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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故이병진씨에 명예학사 수여… 인민군 협조 누명 쓰고 고문받다 숨져

“억울하게 죽은 병진이의 꿈을 후배들이 더 크게 펼쳐 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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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식(왼쪽) 동국대 총장과 고 이병진씨의 형 이병윤씨. 동국대 제공
한태식(왼쪽) 동국대 총장과 고 이병진씨의 형 이병윤씨.
동국대 제공
18일 오전 서울 중구 동국대 본관에서 친동생 고 이병진씨의 명예졸업장을 대신 받은 이병윤(94)씨는 “1947년 이 대학에 입학한 동생은 유쾌한 달변가였고, 정치에 꿈이 있어 정치와 법을 전공했다”며 “이제라도 졸업을 하게 돼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1925년생인 고인은 동국대 정치학과에 입학하면서 경남 진주에서 홀로 상경했다. 고인은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북한 의용군에 징집됐다. 같은 해 9·28 서울 수복 직후 다시 서울로 돌아왔지만 우익 학생의 고발로 군경에 연행됐다. 인민군에 협조했다는 누명을 쓰고 고문을 받다 숨졌다.

동생이 사망한 지 60년이 지난 2010년 형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로부터 동생이 누명을 썼다는 사실을 인정받고 배상금 6000만원을 받았다. 이 돈을 지난달 전액 동국대에 기부했다. 학교도 고인의 학적을 복원해 이날 학위수여식에서 유족에게 명예 정치학사 학위를 전달했다. 입학한 지 69년 만의 졸업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6-02-19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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