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성폭행 위험 처한 女 승객 구해
늦은 밤 지하철역 여자 화장실에서 성폭행을 시도한 범인을 잡은 역 직원들이 화제다.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의 정민엽(왼쪽) 부역장과 임성현 과장.
서울도시철도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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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비명을 듣고 이들은 “무슨 일이냐”고 재차 물었지만 대답 없이 비명만 계속되자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소리가 나는 칸의 문을 열었더니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20대 여성을 넘어뜨린 채 목을 조르고 있었다.
정 부역장은 즉시 남성의 목을 뒤에서 낚아채 끌어냈다. 뒤따라 들어온 임 과장과 함께 범인을 끌고 밖으로 나왔다. 처음에는 체념한 듯 끌려나오던 범인은 화장실에서 나오자마자 외투를 벗으며 도망가려고 몸부림을 쳤다. 격렬한 몸싸움 끝에 근처에 있던 사회복무요원까지 가세해 제압했다.
신고를 받고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그들은 범인을 바닥에 엎드리게 한 채로 붙잡아뒀다. 범인은 공덕지구대에 현행범으로 인계됐다. 임 과장은 피해 여성을 고객상담실로 데려가 안정을 취하게 한 뒤 연락을 받고 온 지인과 함께 귀가하도록 했다.
정 부역장은 “나도 비슷한 나이의 딸이 있는데 사고를 막을 수 있어 가슴을 쓸어내렸다”면서 “시민들이 안전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꼼꼼히 확인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2016-02-24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