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연구 달인’의 초보 농사꾼 도전기

‘쌀 연구 달인’의 초보 농사꾼 도전기

조한종 기자
입력 2016-03-22 22:40
업데이트 2016-03-2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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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농촌문제 헌신’ 윤석원 교수 귀농

고향 양양서 미니사과 나무 심기 시작
“영세농과 함께 농업정책 해법 찾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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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원 중앙대 명예교수가 22일 고향인 강원 양양에 귀농해 미니사과 묘목을 심고 있다. 양양 연합뉴스
윤석원 중앙대 명예교수가 22일 고향인 강원 양양에 귀농해 미니사과 묘목을 심고 있다.
양양 연합뉴스
“평생 종사한 농학자 신분을 떠나 이제 여생은 진짜 농사꾼으로 살 작정입니다.”

30년 가까이 국내 농업과 농촌문제 연구에 헌신해 온 윤석원(64) 중앙대 명예교수가 고향으로 귀농했다.

지난 2월 명예퇴임한 윤 교수는 곧바로 고향인 강원 양양으로 내려와 농사 준비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미 지난해 양양 현남면과 멀지 않은 강현면 강선리에 1800여㎡의 땅을 마련해 최근 부인 박미숙(61)씨와 함께 미니사과(알프스오토메) 나무 심기를 시작했다. 일반 농사보다 노동력이 적게 들고 친환경으로 과일을 재배할 수 있다는 판단에 미니사과 나무 200그루를 심기로 했다.

윤 교수는 “도시에서 노후를 편하게 살 수도 있었지만 평생 우리나라 농업과 농촌, 농민을 연구해 온 학자로서 은퇴 후에는 꼭 농촌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을 늘 해 왔다”고 말했다.

인생 전반부를 강단에서 보냈다면 후반부는 농촌에 뛰어들어 농민들과 함께 어려움에 대해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보자는 열망도 한몫했다. 아직 경기 광주에 집을 두고 강의와 농사일을 병행하지만 내년에는 과수원 옆에 아담한 집을 짓고 정착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양양군에서 5차례의 귀농교육을 받았고 7명으로 구성된 작목반에도 가입했다.

윤 교수는 “그동안 주장하고 지적해 온 농업 정책과 농촌문제 등은 올해 초 집필한 ‘쌀은 주권이다’라는 칼럼집으로 대부분 정리했지만 농민 중에 억대의 고소득을 올리는 전업농은 극히 일부이고 대다수는 영세농인 만큼 이들을 아우르는 농업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책은 윤 교수가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15년간 각종 매체에 기고한 칼럼 중 쌀과 관련한 부분만 따로 떼어내 엮은 칼럼집으로 쌀시장 개방의 문제점과 농업정책의 문제점 등을 지적한 내용을 담았다.

윤 교수는 중도 성향의 농업경제학자로 우리나라 농업과 농촌, 농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해 왔다. 중앙대 산업과학대 학장, 한국농업정책학회회장, 경실련 농업개혁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또 대통령 직속 농업·농촌대책위원회 제1분과위원장, 총리 직속 정부정책평가위원회 위원도 지냈다. 2005년에는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양양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2016-03-23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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