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시작해 어버이날로…“황금연휴는 가족행사주간”

어린이날 시작해 어버이날로…“황금연휴는 가족행사주간”

입력 2016-05-05 10:31
업데이트 2016-05-0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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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가족행사 준비에 워킹맘 등 “벌써 지쳐요”

“5월 황금연휴에 푹 쉬냐고요? 그건 남의 얘기예요. 안 그래도 최근 회사에 피곤한 일이 많았는데….”

결혼 6년차인 직장인 박모(34·여)씨는 황금연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고개를 저으며 이같이 말했다.

박씨는 “어린이날에는 다섯살, 여섯살인 연년생 두 아들을 데리고 놀이공원에 가기로 약속했다”면서 “한창 장난이 심해질 때인 자녀들을 데리고 인파를 헤치고 다닐 생각을 하니 벌써 지친다”고 토로했다.

그는 “게다가 어버이날이 끼어 있어 남은 휴일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양가에서 하룻밤씩 자고 오기로 했다”면서 “연휴 기간 이렇게 촘촘하게 계획을 짜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금요일인 6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돼 어린이날인 5일부터 나흘 동안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두고 박씨처럼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

연휴 기간이 마침 어린이날로 시작해 어버이날로 끝나는 탓에 모처럼의 휴가가 ‘가족 행사 주간’으로 바뀐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혼 2년차인 직장인 한모(29·여)씨는 7일 시아버지의 환갑잔치를 직접 준비해 열고서 다음날 친정 부모와 조부모를 모시고 어버이날 행사를 또다시 치를 생각에 벌써부터 눈앞이 캄캄하다.

한씨는 “신혼이라 남편과 오붓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잔치 준비와 가족 행사에 치이게 돼 연휴는 남의 이야기”라면서 “아직 임신 계획이 없는데 양가 어르신들로부터 아이를 빨리 가지라는 말씀을 또 들을 것을 생각하니 벌써 스트레스”라고 전했다.

두 살 난 아들을 둔 이모(31·여)씨의 얼굴도 어둡다.

그는 “경상남도에 계시는 시댁 어르신들이 아이가 보고 싶다며 오기를 바라는 눈치를 주셨다”면서 “어버이날인 만큼 남편과 상의해 내일 내려가기로 했는데 벌써 교통체증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만약 임시 공휴일 지정이 일찌감치 됐더라면 미리 가까운 해외로 여행 계획을 짰을 것 같다”면서 “쉬고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그래도 가정의 달인만큼 애써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멀리까지 부모님들을 직접 찾아뵙기 부담스러워 아이디어를 짜내는 이들도 있다.

직장인 박모(32·여)씨는 “대구에 계시는 시부모님께서 다행히 별다른 말씀을 안하셔서 눈치를 보는 중”이라면서 “섭섭하지 않으시도록 오늘 홈쇼핑에서 안마기와 건강식품, 옷가지를 주문해 보내드리고 연휴에는 최대한 쉴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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