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방문 가습기 피해자 “옥시 CEO는 진정한 사과안해”

영국 방문 가습기 피해자 “옥시 CEO는 진정한 사과안해”

입력 2016-05-11 13:45
업데이트 2016-05-1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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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옥시레킷벤키저(옥시) 본사에 방문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시민단체가 귀국해 피해자에게 사과하지 않는 본사 CEO의 행동을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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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영국 본사 레킷벤키저를 항의 방문했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김덕종(오른쪽 세번째)씨와 환경보건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11일 여의도 옥시 본사 앞에서 방문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옥시 영국 본사 레킷벤키저를 항의 방문했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김덕종(오른쪽 세번째)씨와 환경보건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11일 여의도 옥시 본사 앞에서 방문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가피모)과 환경운동연합, 환경보건시민센터는 11일 오후 옥시가 입주한 서울 여의도 IFC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옥시 CEO는 사과하지 않았고 한국인을 바보로 취급했다”고 주장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족 김덕종 씨와 이 사태에 관여해온 환경보건시민단체 최예용 소장은 지난 4일 영국으로 출국해 옥시 본사 CEO를 만났다.

또 덴마크로 넘어가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가습기 살균제 ‘세퓨’의 원료를 공급한 업체 케톡스의 책임 문제를 정부 당국에 제기하고 11일 오전 귀국했다.

이들은 “레카시 카푸어 CEO는 주주총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사무적으로 읽다시피 하며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유감’(profoundly regret)이라거나 ‘개인적으로 미안하다’(personally sorry)라는 주주들에게 밝힌 유감을 반복해서 전했을 뿐”이라며 “같은 시간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사과’(apology)라는 문구가 나오지만 그런 표현을 한 적이 없고 진정성도 없었다”고 전했다.

유족 김덕종씨는 “CEO는 면담 이후 나만 다른 장소로 데려가 ‘개인적으로 사과하고 싶다’고 해 CEO로서 전체 피해자에게 사과하느냐고 물었지만 답변하지 않았다”며 “개인적으로 사과를 받으러 온 것이 아니니 한국에 직접 와서 피해자 앞에서 공식적인 사과를 하라고 요구했지만 역시 답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에 와서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라는 요구를 CEO에게 다시 했지만 ‘주주총회에서 밝힌 입장을 다시 소개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하며 자리를 떴다”고 했다.

이들은 “CEO는 한국 검찰의 수사로 드러난 내용을 반박하고 부정하면서 그들이 제출했던 자료가 조작과 은폐로 얼룩진 것이라는 사실을 전혀 언급하지 않으며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려 했다”며 “결국 재판부가 이 사태를 과학논쟁식으로 오인하게 해 교통사고 사망사고 수준으로 합의하도록 성공해 피해자들과 한국인들을 바보로 취급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CEO는 사과를 제대로 하라고 주장하는 피해자 앞에서 소비자의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말하며 우롱했다”며 “우리 국민의 불매운동으로 옥시 제품을 몰아내고 전현직 임원을 구속 기소해 본사 책임자가 한국으로 와 무릎 꿇고 사과하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가피모 강찬호 대표는 또 “가습기 사태와 관련해 국회 각 당 원내대표와의 면담을 공식적으로 요구한다”며 “국회는 특별법 제정과 청문회, 국정조사, 특위 설치에 대한 의견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방문해 ‘세퓨’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해 자체적으로 파악한 내용을 검찰에 전달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 내용을 12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밝힐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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