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정 법률사무소 前직원 증언
수임료 일부 현금으로 받아 보관세무서에 수입 신고 누락 가능성
이숨투자 수임 직원 함구 지시도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항소심 사건을 맡아 수십억원대 수임료를 받은 최유정(46·연수원 27기) 변호사가 수임료 중 일부를 현금으로 받고 이를 은행이 아닌 사무실 금고에 보관해 왔다는 내부의 증언이 나왔다. 현금 중심으로 보수를 받은 것이 세금 문제와 연관돼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유정 변호사
“최 변호사가 미리 지급한 성공 보수 4000만원을 돌려주지 않았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최근 서울변호사회에 제출한 B씨도 “4000만원을 사무실에서 현금으로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B씨는 현금을 최 변호사 사무실의 회의실 책상에 올려놓고 찍은 사진까지 진정서에 첨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대표와 B씨는 수임료를 현금으로 전달했지만 최 변호사 측으로부터 영수증은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의 한 변호사는 “수임료를 계좌 이체 등이 아닌 현금으로 받는 경우는 드문 데다 영수증도 발급하지 않았다면 수입을 세무서에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변호사 측은 “세무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수임한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법관 시절 최 변호사와 함께 일했던 판사들은 최 변호사의 혐의점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 지역의 한 판사는 “대법원에서 조사심의관을 지낼 정도로 법원 내에서 인정을 받았고, 평소 다정다감한 성격으로 주변의 평도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2006년 법원 문예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법원장 출신의 한 변호사도 “법원 내 모임에서 만났을 때도 선배들에게 할 말은 다 하면서도 싹싹하게 행동했다”면서 “퇴직 이후 개인적인 문제가 얽히면서 수사까지 받는 상황이 된 것 같은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2016-05-12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