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치매 노인, 빈집 30곳 뒤져 48시간 만에 구조

실종된 치매 노인, 빈집 30곳 뒤져 48시간 만에 구조

임효진 기자
입력 2016-05-18 16:10
업데이트 2016-05-1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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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치매 노인, 48시간 만에 구조
실종된 치매 노인, 48시간 만에 구조
실종된 치매 노인이 경찰의 끈질긴 수색 끝에 48시간만에 구조됐다. 발견 당시 탈진 상태에 빠졌던 노인은 현재 건강을 회복 중이다.

18일 서울 노원경찰서에 따르면 치매 환자인 염모(80)씨는 지난 15일 오후 2시 30분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고 그의 부인이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가족들은 염씨가 지팡이 없이는 거동이 힘든 상태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CCTV를 분석하면 근방에서 염씨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지만, 50여대의 CCTV를 분석한 결과 염씨의 행적이 노원구 상계동의 한 골목에서 끊기면서 수사가 어렵게 됐다.

경관 27명을 동원해 인근을 집중 수색했지만 염씨는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경찰은 실종 당일 비가 많이 왔다는 것에 주목해 염씨가 비를 피하려 빈 집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그가 마지막으로 발견된 골목길을 중심으로 30채가 넘는 빈 집을 샅샅이 뒤진 끝에 한 다세대주택의 공사 중이던 반지하방에서 축 늘어져 있는 염씨를 찾아낼 수 있었다.

염씨를 찾은 것은 사건 발생 약 48시간 만인 17일 오후 3시쯤이었으며, 발견 직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다세대주택 1, 2층에는 사람이 살고 있었으나 비에 젖은 염씨가 추위를 피하려 창문을 모두 닫은 탓에 이들은 반지하층에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경찰의 빠른 대처가 없었다면 염씨가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염씨가 반지하방으로 들어가기 전 우산도 없이 비를 흠뻑 맞으며 길을 걷는 모습을 누군가가 봤을 텐데 한 통의 신고 전화도 없었던 점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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