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친 여성속옷 돌려준 30대 메모지 지문 남겨 덜미

훔친 여성속옷 돌려준 30대 메모지 지문 남겨 덜미

입력 2016-05-18 09:46
업데이트 2016-05-1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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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일하는 김모(33)씨.

미혼인 김씨는 여성속옷의 냄새를 맡으면 흥분하는 특이한 성적 취향이 있었다.

김씨는 20대이던 2009년 부산 서구의 한 주택 담장을 뛰어넘어 빨래 건조대에 있던 70대 할머니의 속옷을 가져가는 등 9차례에 걸쳐 여성속옷 10여 점을 훔쳐 집행유예를 받은 전력이 있었다.

이후 여성속옷에 대한 성적 욕망을 참아온 김씨는 최근 다시 증세가 도졌다.

지난달 6일 오전 10시 45분께 자신이 일하는 오피스텔의 지하 코인세탁실에서 다시 여성속옷에 손을 댄 것이다.

여성이 세탁기에 빨랫감을 넣고 자리를 비운 사이 김씨는 세탁기 작동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세탁기 안 빨랫감 가운데 속옷만 훔쳐 달아났다.

피해자는 오피스텔 주민인 A(22·여)씨 등 2명. 훔친 속옷은 9점(시가 35만원 상당)이었다.

오피스텔에서 일해서 코인세탁실 구조를 잘 알았던 김씨는 세탁실 내부 폐쇄회로TV를 피하려고 범행 전 세탁실 전등 스위치를 끄고 속옷을 훔치는 주도면밀함을 보였다.

하지만 김씨는 결국 자신의 꾀에 빠져 덜미가 잡혔다.

범행 다음 날 경찰이 오피스텔에 출동해 피해자를 만나는 등 수사망을 좁혀오자 A씨 현관문 고리에 훔친 속옷 5점과 “세탁물을 잘못 가져갔다. 죄송하다”고 쓴 메모지를 넣은 쇼핑백을 걸어놨다.

김씨는 사과의 의미로 세탁비 1만원도 동봉했다.

경찰은 피해자에게서 건네받은 쇼핑백을 꼼꼼히 살펴보다가 메모지에서 지문을 발견했고 조회 결과 A씨임을 밝혀냈다.

경찰은 또 코인세탁실에서 속옷을 들고 나오는 폐쇄회로TV 영상을 확보해 김씨를 붙잡았다.

김씨는 경찰에서 “여성속옷을 보고 흥분해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은 것 같다”며 “속옷 몇 점 없어졌다고 신고할까 싶었는데 막상 출동한 경찰을 보니 붙잡힐까 봐 겁이 나서 속옷을 돌려줬다”고 진술했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18일 절도 혐의로 김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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