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m 걷기 힘든 장애 딛고 국가 9급 최연소 합격한 조영희양

10m 걷기 힘든 장애 딛고 국가 9급 최연소 합격한 조영희양

입력 2016-05-28 11:25
업데이트 2016-05-2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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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로 중·고 검정고시 거쳐 고용노동부 일반행정직 필기시헙 합격“부족하지만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장애인들에게 용기 주고 싶어”

“빅뱅 콘서트도 가고 싶고, 해외여행도 가보고 싶어요”

자신을 9년 차 그룹 빅뱅의 팬이라고 밝힌 18살 소녀는 푸른색 데님 셔츠를 입고 동그란 안경을 쓴 채 해맑게 웃었다.

청주시 서원구 공무원 입시 학원에서 만난 조영희(18·여)양은 여느 10대 소녀들과 다를 바 없었다.

정식으로 학교에 다녔다면 고등학교 3학년 나이지만, 검정고시로 중·고교 과정을 마친 조양은 지난해 5월 학교 대신 고시 학원을 택했다.

11개월간 쉽지 않은 공부 끝에 바늘구멍 통과하기만큼이나 어렵다는 국가직 9급 공무원 시험에 당당히 합격했다.

고용노동부 일반행정직에 합격한 그는 2016년 국가공무원 9급 공개 경쟁 채용 필기시험 합격자 5천652명 중 가장 나이가 어리다.

청주에서 자란 조양은 봉정초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던 8살 나이에 장애를 얻어 다리와 허리가 불편하다.

4년간 병원을 오가며 휠체어를 타는 등 치료와 재활을 병행하느라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6학년이 돼서야 학업에 복귀했고, 중·고등학교는 검정고시로 통과했다.

피나는 재활을 거쳐 이제는 10m 남짓 짧은 거리는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이동할 수 있지만, 계단을 오르거나 달리기는 여전히 힘든 일이다.

혼자 힘으로 4층 학원에 오르기도 쉽지 않은 데다 화장실도 힘겹게 다녀와야 하는 녹록지 않은 수험 생활에도 그는 늘 웃음을 잃지 않았다.

조양은 “준비 기간 동안 크게 힘들었던 기억은 없었다”며 “장애가 있지만, 부족한 부분을 인정했고 내가 아직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며 미소 지었다.

조양은 학원에서도 웃음 전도사로 유명하다.

그가 다니는 공무원 시험 학원의 전용표 원장은 “영희 같은 학생은 27년 동안 학원에 있으면서 처음 봤다”면서 “자칫 우울감을 느끼기 쉬운 수험 기간인데도 늘 밝은 모습으로 하루도 수업에 빠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조양은 “아침 저녁으로 학원 통학을 도와주고, 정성스럽게 도시락을 싸주신 어머니가 없었다면 합격도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영예를 어머니에게 돌렸다.

그는 “오는 7월 면접에서 최종합격해 저와 같은 장애인들에게 ‘우리도 일할 수 있다’는 용기를 선물로 주고 싶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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