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메피아 척결하겠다…PSD 재시공까지 검토”

박원순 “메피아 척결하겠다…PSD 재시공까지 검토”

입력 2016-06-07 13:25
업데이트 2016-06-07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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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일문일답…“구의역 사고, 신자유주의 흐름에 경종”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28일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와 관련해 처음으로 언론 브리핑을 갖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메피아(서울 메트로+마피아)’ 문제를 개선하고, 부실의 정도가 심하다면 스크린도어 전면 재시공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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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시청에서 박원순시장이 구의역 사고관련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7일 서울시청에서 박원순시장이 구의역 사고관련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다음은 박 시장과의 일문일답.

-- 지방공기업법상 채용 인원이 한정돼 있는데, 안전 관련 업무 직영화에 문제는 없나.

▲ 행정자치부가 마련한 인력 숫자에 관한 가이드라인에 (걸려) 문제가 있어 당연히 행자부와 협의를 해야 한다. 어제 국립현충원에서 마침 행자부 장관 옆에 앉았는데, 앞으로 이 문제를 협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 ‘서울 하늘 아래 모든 일을 책임지겠다’고 했는데. 이번 사고때 얼마나 빨리 보고가 이뤄졌나.

▲ 보고 체계는 나름 확립돼 있다. 사고가 나면 ‘카카오톡 단체방’ 등을 이용해 단계별로 시간 지체를 없애도록 노력하고 있다.

-- 메피아에 대한 계약 상 특혜를 없애겠다고 했는데 이미 채용된 사람들은 어떻게 된다.

▲ 우선 자연적 감소가 있을 수 있다. 또 자회사나 직영을 추진하는 동안 체제가 전환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조치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 스크린도어가 처음부터 부실 시공됐다는 의혹이 있는데.

▲ 이번 사태를 통해 메피아가 중앙정부의 정책에 따라 경영 합리화의 차원에서 정부·지방정부 공기업들의 인원 감축 정책 속에서 탄생했고, 그래서 외주의 형태로 나타났다는 것을 파악하게 됐다. 이것이 서울시만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알게 된 이상 철두철미하게 없애겠다는 것이 우리의 결의다.

PSD(스크린도어) 고장은 지하철 2호선에서 주로 나고 있다. 설치한 회사가 부도나기도 했고, 설치 과정에서 충분히 안전하게, 제대로 공사가 된 것이 아니라는 의혹도 있다. 이 부분도 근본적으로 전수조사해서 대수술하든지, 부실의 정도가 심하다면 전면 재시공까지 하겠다.

-- 시장으로 취임한 지 5년이나 지났는데 스크린도어나 메피아 문제를 알고 있었나.

▲ 저는 자세히 몰랐다.

-- 서울메트로·서울도시철도공사 양 공사의 통합이 추진됐다 무산됐는데.

▲ 두 지하철 공사의 통합은 이미 구상된 바 있다. 하지만 통합과 다를 바 없는 혁신을 하겠다. 어르신 무임승차 4천억원을 포함해 매년 5천억원의 적자가 가중되는데, 과거에는 경영을 효율화·합리화함으로써 적자를 줄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그런 과정이 결국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이른바 신자유주의 방향으로 나아갔고, 이번 사태에 이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고 생각한다. 적자의 해소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사람을 중시하는 경영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 지난 몇 년 간 중앙정부와 국회에 어르신 무임승차 비용을 코레일에 보전해주는 정도라도 보전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양 공사를 통합하면 중복되는 부분을 줄이는 등 절감 효과가 분명히 있긴 할 것이지만, 어쨌든 통합은 무산됐다.

-- 유진메트로컴과 이뤄진 장기 계약에 대한 중도 파기까지 검토하고 있나.

▲ 이미 계약이 돼 있어서 변경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러나 지하철 9호선도 계약을 다양한 방식으로 협의하고, 때로는 새로운 법률적 근거로 처리해 재구조화에 성공했다. 시민의 안전과 관계된 사안이기 때문에 다양한 협상과 법률적 검토를 거쳐 개선 노력을 할 것이다.

-- 지난해 강남역 사고 이후 이미 2인1조 원칙이 있었는데 지켜지지 않았다.

▲ 2인1초 체제는 한 사람이 전동차가 들어오는지 살펴서 안전을 확보하도록 도입한 제도였고, 이로써 사고가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전부 탁상공론이었다. 현장에서는 2인1조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이 아니냐. 이번 사건을 통해 뼈저리게 느낀 바다. 앞으로 비상임이사의 영입에서도 철도·지하철 전문가뿐만 아니라 경영전문가, 대시민 소통전문가 등 다양성을 갖추도록 노력하겠다.

-- 지난해 강남역 사고는 직원 과실로 치부됐던 측면이 있다.

▲ 일부 소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법부 판단에 따라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조치토록 하겠다.

-- 은성PSD에서 고인에게 보상할 돈이 없다고 밝혔는데, 서울시나 서울메트로도 보상에 나설 의향이 있는가.

▲ 당연하다. 서울메트로도 함께 하는 합의가 임박한 것으로 알고 있다.

-- 서울시는 산하기관 서울메트로를 감사하는데, 그런데도 이 같은 문제가 불거졌다. 산하기관 관리를 개선할 계획이 있는가.

▲ 서울시가 여러 가지 정책과 대책을 만들지만, 이것이 과연 현장에서 그런 문제를 예방·해결할 길인지에 대해서는 결국 ‘현실’이 중요한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감사 기관만이 아니라 서울시의 모든 해당 부서, 기관, 간부들도 완전히 혁신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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