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지금 떨고 있소… 거짓말 찍는 탐지기

당신 지금 떨고 있소… 거짓말 찍는 탐지기

입력 2016-06-09 23:00
업데이트 2016-06-1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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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개념 거짓말 탐지기 ‘바이브라 이미지’ 내년 현장 투입

심장박동, 호흡, 혈압 등을 측정해 진술의 진위를 판단하는 기존의 거짓말탐지기(폴리그래프)와 달리 생체에너지의 미세한 떨림을 영상으로 표시해 진위를 가리도록 해 주는 ‘바이브라 이미지’를 이르면 내년부터 수사 현장에 배치한다. 신체에 아무것도 붙이지 않은 채 조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혈압·심박동측정계 등을 부착한 채 진행하는 폴리그래프 검사에서 긴장도가 높아져 발생하던 ‘검사 결과 왜곡 현상’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경찰은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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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지방경찰청이 도입 여부를 검토 중인 거짓말탐지기 ‘바이브라 이미지’ 모니터에 진술을 한 피실험자의 신체 상태가 영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얼굴 사진 주변 아우라의 색, 크기, 대칭성 자료(위)와 집중도 및 흥분도를 나타내는 그래프 자료(아래)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진술의 진위 여부를 가린다.서울지방경찰청 제공
9일 서울지방경찰청이 도입 여부를 검토 중인 거짓말탐지기 ‘바이브라 이미지’ 모니터에 진술을 한 피실험자의 신체 상태가 영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얼굴 사진 주변 아우라의 색, 크기, 대칭성 자료(위)와 집중도 및 흥분도를 나타내는 그래프 자료(아래)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진술의 진위 여부를 가린다.서울지방경찰청 제공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9일 “기존에 사용하던 폴리그래프를 점진적으로 대체하기 위해 바이브라 이미지를 내년부터 정식으로 수사에 도입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폴리그래프는 혈압·심박동측정계 등 여러 장비를 몸에 부착해 반응을 측정하다 보니 피검사자가 긴장해 ‘판단 불능’이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혈압을 주요 반응으로 측정하다 보니 신체 구조나 크기에 따라 검사 결과가 왜곡될 가능성도 있었다.

반면 바이브라 이미지는 부착하는 장비 없이 얼굴만 찍기 때문에 그만큼 오류 가능성이 적다는 게 경찰의 전언이다. 바이브라 이미지는 귀 안쪽에 있는 전정기관이 거짓말 등 심리 변화에 미세하게 떨리는 특성을 이용한다. 전정기관의 반응에 따라 뇌의 움직임이 달라지는데 이를 특수영상으로 보여준다.

경찰은 2011년 이 장비를 도입해 시범적으로 5년간 500건 정도의 검사를 했다. 이재석 서울지방청 검사관은 “기존 거짓말탐지기와 교차 검사하는 식으로 임상시험을 했는데 폴리그래프와 비교할 때 ‘판단 불능’이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바이브라 이미지가 성범죄 수사에 특히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통상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는 성폭력 피해자는 심리 상태가 불안해 진실을 말해도 폴리그래프는 거짓 반응으로 표시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또 폴리그래프는 ‘예, 아니요’로 답하는 질문만 해야 하지만 바이브라 이미지는 개방형 질문을 할 수 있다. ‘1월 2일 3시에 피의자는 어디에 있었나요?’ 등의 서술형 질문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서울지방청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바이브라 이미지 프로그램에 입력해 영상 속 인물의 거짓말 여부를 판별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또 컬러 막대그래프로만 거짓말을 판별할 수 있도록 단순화하는 방법도 연구 중이다. 초록색은 평안, 붉은색은 불안을 의미한다. 이 검사관은 “기존 거짓말탐지기는 교육을 많이 받은 검사관만 판독할 수 있었지만 바이브라 이미지는 누가 봐도 거짓말 여부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국 지방경찰청에 31대가 보급된 폴리그래프의 검사 건수는 2014년 8460건에서 지난해 8504건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4월까지 검사 건수는 2803건이었다. 법적 증거 능력은 없지만 범죄 수사에 참고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6-06-1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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