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현호 ‘선상살인’ 수사, 풀어야 할 숙제는?

광현호 ‘선상살인’ 수사, 풀어야 할 숙제는?

입력 2016-06-30 13:56
업데이트 2016-06-3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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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양 망망대해의 참치잡이 원양어선 ‘광현 803호(138t)’에서 32살 동갑내기 베트남 선원 2명이 회식 뒤 나이 차가 10살 이상인 한국인 선장과 기관장을 흉기로 무자비하게 살해했다.

사건을 수사하는 부산해양경비안전서(해경)는 세이셸군도에 구금 중이던 피의자가 30일 국내로 압송하면서 이들이 배를 책임지는 상급 선원을 잔인하게 살해한 동기에 수사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해경은 시신에서 여러 곳의 잔혹한 상처가 발견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조타실에서 피를 많이 흘린 채 발견된 선장의 시신 훼손이 선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기관장보다 상대적으로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여러 경우의 수를 검토하지만, 만취 상태에서 발생한 우발적인 살인보다는 평소 이들이 선장·기관장과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베트남 선원 B(32)씨와 V(32)씨는 지난해 2월 출항 이후 줄곧 광현호에서 선원으로 일했다.

보통 300∼400t급인 참치잡이 원양어선과 달리 소형 선박인 광현호는 30∼40일 주기로 모항인 세이셸 빅토리아 항에 어획한 참치를 옮겨오고 식량이나 연료를 보충해 재출항해왔다.

이들은 숨진 기관장과는 1년 이상, 조업부진으로 올해 4월 교체된 선장과는 2개월가량 함께 생활해왔다.

27∼46세까지였던 베트남(7명)·인도네시아(8명) 선원 15명 중 나이순으로 6번째였던 이들은 선상생활과 조업과정에서 실무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해경은 어로 책임을 지는 선장과 기관장이 조업과정에서 이들에게 비인격적인 대우를 하거나 폭언·폭행했는지를 피의자 조사를 통해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해경은 이미 살인을 저지른 피의자들을 제압한 한국인 생존 항해사 이모(50)씨와 사건을 목격·신고한 베트남·인도네시아 선원 3명을 국내로 불러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경은 또 살인사건 전후로 나머지 선원들의 행적을 조사해 공범이나 묵인·방조 여부도 밝힐 계획이다.

해경은 살인사건 이후 가장 가까운 육지인 세이셸까지 4일간 광현호가 이동하면서 피의자와 동료 선원끼리 말을 맞추는 것을 우려했으나 현재까지 참고인 조사를 통해 어느 정도 사건 윤곽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향후 진행할 피의자 조사와 목격자·참고인 진술, 현장 감식과 증거물 분석 결과 등을 비교하고 필요하면 피의자·참고인 대질심문도 해 망망대해에서 발생한 선상살인 사건의 조각난 퍼즐을 맞출 계획이다.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신문(영장실질심사)은 다음 달 1일 부산지법에서 진행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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