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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학교전담 경찰관 20∼30대가 77%, 50대는 전무

부산 학교전담 경찰관 20∼30대가 77%, 50대는 전무

입력 2016-07-01 11:32
업데이트 2016-07-0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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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ㆍ홍보’에 치중한 학교전담 경찰관 선발이 ‘화근’

학교전담 경찰관제는 학교폭력을 예방하자는 취지로 2012년 6월 전국에서 일제히 시행됐다.

어려움에 부닥친 학생을 보호하자고 보낸 경찰관들이 보호 대상 여고생과 성관계한 사건이 불거지면서 4년 만에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이는 학교전담 경찰관을 선발하면서 소통과 홍보에 치중하는 바람에 전문성이나 정작 필요한 경륜, 도덕성 등을 제대로 따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찰은 어린 학생들과 친해지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해 젊은 직원을 학교전담 경찰관으로 우선 선정했다.

부산경찰청 소속 학교전담 경찰관 50명(남성 34명, 여성 16명) 가운데 50대는 전무하다.

40대도 전체의 24%인 12명으로 비율이 가장 낮다.

30대가 전체의 42%인 21명으로 가장 많았고, 20대도 17명(34%)으로 집계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갓 경찰에 입문한 순경이 16명이나 됐고, 경장 16명, 경사 10명, 경위 8명이었다.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연제경찰서 정모(31) 경장과 사하경찰서 김모(33) 경장까지 포함하면 20∼30대 학교전담 경찰관의 비율은 76.9%까지 치솟는다.

부산지역 일선 경찰서는 그동안 ‘4대악 근절’을 홍보한다며 학교 주변에서 이벤트성 행사를 경쟁적으로 개최했다.

학교전담 경찰관이 단골손님처럼 등장하는 이런 이벤트를 언론이 보도할 수 있을 정도로 눈에 띄게 하려다 보니 젊은 경찰관을 찾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생각이다.

사하경찰서 김 경장은 유명 만화 캐릭터 ‘뽀로로’ 복장을 하고 성범죄 예방 등을 위한 홍보를 잘해 ‘뽀로로 경찰관’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경찰이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기능별 평가 점수 가운데 홍보가 7점으로 가장 높기 때문이다.

강력사건 등 치안업무에 관한 점수는 5점이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1일 “어린 학생들과 교감을 해야 학교전담 경찰관 활동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젊은 직원을 우선으로 선정했고, 대화를 잘 이끌 수 있는 경찰관을 우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익숙하지 않으면 학생들과 소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젊은 경찰관을 찾게 됐고, 그러다 보니 전문성이나 경륜 등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상식 부산경찰청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부산경찰이 앞서가려는 경향이 있다. 너무 젊은 남자 경찰관을 배치하다 보니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영산대 이효민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학교전담 경찰관이 홍보 역할에 치중하다 보니 전문성 등을 간과하는 바람에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의대 김상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에 교육문제까지 관여할 전문성이 있겠느냐”면서 “만약 전문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단히 비효율적일 것으로 본다”고 학교전담 경찰관제 무용론을 제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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