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열고 살고 싶다”…여수 연등천 악취 ‘펄펄’

“창문 열고 살고 싶다”…여수 연등천 악취 ‘펄펄’

입력 2016-09-02 10:40
수정 2016-09-0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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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하수 여과 없이 유입…하천 바닥도 시커멓게 썩어

바다와 맞닿아 있는 전남 여수 연등천 오염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악취 때문에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는가 하면 인근 관광지인 이순신광장과 여수수산시장을 찾는 방문객들까지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연등천 하류에 바닷물이 빠지면 하천 바닥이 시커멓게 드러나면서 각종 쓰레기와 함께 해충이 들끓고 악취가 코를 찔러 하천 거주 주민들은 수십 년째 힘들어하고 있다.

최근 폭염에는 찜통더위에도 하천 악취 때문에 창문조차 열 수 없어 극심한 고통을 겪어야 했다.

이곳은 오수 중계펌프장과 가까운 데다 수 십년 동안 생활하수와 수산시장의 오·폐수가 그대로 하천으로 흘러들어 악취와 오염을 가중하고 있다.

냄새 때문에 만성적인 두통을 호소하거나 속이 울렁거려 약을 상시 먹는 주민들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인근 초등학교에서는 악취 때문에 학생들이 정상적인 수업을 받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수의 대표 관광지인 이순신광장과 가깝고 관광객이 즐겨 찾는 수산시장도 가까워 도시 이미지에 큰 오점을 남기고 있다.

연등천에 바닷물이 들어 올 때는 냄새가 덜 하지만 바닷물이 빠지면 냄새가 더욱 심해지는 현상을 반복하고 있다.

참다못한 주민과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최근 집회를 열고 여수시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남산동 청과조합부터 남산초등학교가 있는 곳까지 주민 요구사항이 적힌 펼침막도 내걸었다.

펼침막에는 ‘연등천 썩는 냄새, 오수펌프장 악취, 창문 좀 열고 살자! 우리도 사람이다’, ‘주민 학생들은 후각이 마비되고 만성적 두통 스트레스로 인간 이하의 삶을 살고 있다. 악취방지법을 실행하라!’ 등을 써넣고 주민 불만을 표출했다.

주민 서연희(60·여)씨는 “연등천 하류 퇴적물이 썩어 악취를 풍긴 지가 수십 년째인데도 거주인구가 적다고 여수시가 신경도 쓰지 않는다”며 “아이들이 만성 두통에 시달리는 등 주민 피해가 이루 말할 수 없으니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수시도 노후 하수관 신설을 위해 예산 90억원을 확보하고 오는 11월부터 공사에 들어간다.

최근 주민설명회를 열어 연등천 퇴적물질 준설과 관로 정비로 악취 발생원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연등 중계펌프장에서 문수삼거리 사이 노후한 하수관 3.8㎞ 구간을 2018년까지 정비하기로 했다.

연등천 주변에서 발생하는 생활하수를 모두 모아 하수처리 시설로 보내 처리할 예정이다.

해양항만청도 오는 10월부터 10억원을 들여 연등천 하류 준설공사와 여수항 해양오염 퇴적토 정화복원 사업에 착수한다.

하지만 공사기간이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돼 주민 고통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수시 관계자는 “공사를 마무리하면 악취의 근본적인 원인은 해결될 것이다”며 “사업을 완료하기 전까지 각 가정과 사업장에서도 하수처리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로 연등천 살리기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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