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소리 뒤 바닥 뚫린 어선…침착한 대응에 19명 전원 무사

‘쿵’ 소리 뒤 바닥 뚫린 어선…침착한 대응에 19명 전원 무사

입력 2016-10-16 12:16
업데이트 2016-10-16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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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 충돌 후 침몰 우려해 인근 갯바위로 선박 좌초 유도

‘쿵’ 소리 뒤 바닥 뚫린 어선…침착한 대응에 19명 전원 무사 연합뉴스
‘쿵’ 소리 뒤 바닥 뚫린 어선…침착한 대응에 19명 전원 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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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한가운데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충돌 사고로 낚시어선 바닥에 큰 구멍이 났으나 기본 수칙을 따른 선장과 승객들의 침착한 대응으로 19명 승객 전원이 무사히 구조됐다.

15일 오전 7시 50분께.

전남 여수 여서도 남쪽 해상에서 갈치낚시를 마치고 여수로 돌아가던 9.77t급 어선 H호는 백야도 인근을 지나다가 ‘쿵’하는 소리와 함께 알 수 없는 물체에 뱃머리를 충돌했다.

밤샘 낚시를 하고 대부분 자고 있던 승객 17명은 몸이 들썩할 정도의 충돌에 깜짝 놀라 깼다.

선장 백모(51)씨와 선원 1명은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사각형 형태의 가두리 양식용 틀이 배 앞 수면 위로 40∼50cm가량 올라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배의 피해 정도를 파악할 수 없었으나 충돌음으로 미뤄 침몰 위험을 직감한 선장은 수십m 떨어진 인근 해안가에 배를 좌초시키기로 했다.

선장은 갯바위 위로 뱃머리를 걸치는 방식으로 좌초시키고, 승객들에게 사고 사실을 알린 뒤 차분히 구조를 기다릴 것을 주문했다.

승객들은 걸치고 있던 구명조끼나 부력을 갖춘 낚시용 조끼의 버클을 단단히 채웠다.

마침 인근을 지나던 다른 어선이 멀리서 좌초된 배를 발견, 8시 5분께 해경에 신고, 구조를 요청했다.

8시 13분께 여수해양경비안전서의 구조대가 도착했을 당시 승객 일부는 다행히 인근을 지나던 다른 어선으로 옮겨타고 있었다.

해경은 수십이 얕은 곳까지 접근할 수 있는 연안구조정을 이용해 사고가 난 배의 승객들을 인근 항포구로 이송했고, 선체에 머리를 부딪쳐 다친 홍모(55)씨를 119구조대를 통해 병원으로 옮겼다.

항포구로 옮겨진 승객들은 다른 낚싯배에 옮겨타고 오전 10시 15분께 여수 국동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좌초된 H호도 국동항의 한 조선소로 예인됐다.

H호의 뱃머리 왼쪽 바닥에는 지름 3m가량의 찢긴 듯한 모양의 커다란 구멍이 났지만, 다행히 이중벽으로 된 선체 안쪽은 파손되지 않았고 배에 실렸던 경유 1천400ℓ도 유출되지 않았다.

해경은 선장 백씨가 당시 파도나 안개가 심하지 않은 상황에서 운항 중 전방 주시의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보고 업무상과실치상 및 업무상과실선박파괴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할 방침이다.

해경 관계자는 “선장은 망망대해 위에서 탑승객의 생명을 책임지는 만큼 과실에 대한 조사는 불가피하다”며 “하지만 H호 선장이 해양 사고 조치의 기본수칙을 지켜 피해를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양 사고 대처 훈련 시 충돌 등 사고로 침몰이 우려되면 곧바로 육지 쪽으로 속력을 내서 배를 좌주·좌초시키도록 배운다. 배 크기, 적재물, 충돌 정도에 따라 구멍 난 부위를 막는 작업도 하지만 선장은 배를 가라앉지 않게 하고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우선 책을 판단하고 끝까지 승객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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