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 분화구 후기 구석기 시대에 형성”…시추조사 결과

“백록담 분화구 후기 구석기 시대에 형성”…시추조사 결과

입력 2016-12-16 14:47
업데이트 2016-12-1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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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후보 종·한국 미기록종 23종 발견

한라산 백록담 분화구가 후기 구석기 시대에 해당하는 최소 1만9천년 이전에 형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의뢰해 지난 9월 백록담 분화구 바닥의 퇴적층을 시추해 조사한 결과 30m 지점에서 1만9천 년의 방사성 탄소연대를 획득했다고 16일 밝혔다.

따라서 백록담 분화구는 퇴적연대보다 이전 시기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에 최고 36m 깊이까지 시추해 얻은 코아를 통해 약 1만∼1만6천 년 전의 고기후도 분석했다. 그 결과 기온이 점점 상승하고 강수량이 증가했다. 해수면이 낮았을 때 대륙 환경이었다가 해수면 상승에 따라 섬 환경으로 변하는 과정도 설명됐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한라산천연보호구역 1차 연도 학술조사에서는 또 항공라이다 측량으로 백록담을 포함한 천연보호구역의 지형적 형태를 정량화해 지형의 침식 유형과 패턴 등을 파악했다.

산림지대에는 소규모 세류가 형성됐으며, 하천 및 계곡지대에서는 하천사면 붕괴해 흙과 암석들이 쌓여 있는 곳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지 지대에선 빗물에 표층이 씻겨나가 박리되고 암석들이 드러나는 형태로 침식이 일어났다. 등산로에서는 등반객의 발길에 눌려서 식생 훼손과 난 투수층이 발생했고, 암반지대는 동결풍화작용이 확인됐다.

제주도는 고해상도 항공라이다 측량자료를 바탕으로 초지에서의 박리, 세류 및 구곡 형성, 하천형성 단계로의 침식과정을 분석하고 도식화해 향후 침식확대 조사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동·식물 조사 분야에서는 백록담을 포함한 해발 1천700m 이상의 식생과 식물상, 거미류, 지렁이류, 토양 미소 동물, 버섯류와 지의류 등 신종 후보 종과 한국 미기록종 23종을 발견했다.

백록담 일대 26개소에 멸종위기종인 돌매화나무 558개체가 자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멸종위기종인 한라솜다리는 4개소에 11개체가, 한라송이풀은 1개소에 2개체가 각각 자생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담은 최종 보고서는 오는 19일 오후 2시 한라수목원 생태학습관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안웅산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 학예연구사는 “후기 구석기 시대가 4만년에서 1만년 전 시기이므로 백록담 화산 분출이 그 시기에 일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지질 시대 구분의 관점에서 보면 신생대 4기 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김홍두 세계유산본부장은 “이번 학술조사에서는 그동안 연구와 달리 위치에 기반을 둔 정량화된 자료를 확보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백록담 퇴적층 연구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지만 제주도 고기후 연구가 향후 동아시아 기후 변화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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