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정유라 특혜’ 소설가 이인화 긴급체포…“조교가 답안작성”

‘이대 정유라 특혜’ 소설가 이인화 긴급체포…“조교가 답안작성”

입력 2016-12-31 22:27
업데이트 2016-12-31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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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오후 소환 조사…“최순실 안다” 진술·업무방해 등 혐의

‘이대 비리’·최순실 ‘교육농단’ 수사 본격화…‘국제수배’ 정유라 귀국 주목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20) 씨의 이화여대 입학·학사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31일 류철균(50·필명 이인화) 이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를 긴급체포했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금일 정유라에 관한 이대 학사 비리와 관련해 류철균 교수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류 교수를 소환해 강도 높게 조사했다.

류 교수는 조교가 정 씨의 시험 답안을 작성하도록 하고 정 씨에게 학점을 준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독일에 있었던 정 씨가 류 교수의 특혜로 시험에 응시하지 않고도 학점을 땄다는 것이다.

지난달 교육부 감사에서도 류 교수의 수업에서 정 씨가 기말시험을 치르지 않았는데도 정 씨 명의의 답안이 제출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온라인 강의에서는 정 씨의 대리수강 흔적도 발견됐다.

조교의 진술을 확보한 특검팀은 전날 오후 7시께 류 교수를 비공개로 소환해 밤샘 조사를 하고 이날 오전 6시께 긴급체포했다.

이 특검보는 류 교수를 긴급체포한 데 대해 “현직 교수인 점과 진술 태도 등에 비춰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류 교수는 조사 과정에서 최순실 씨를 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 교수가 최 씨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딸 정 씨에게 성적 특혜를 줬거나 편의를 봐줬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 특검보는 두 사람의 관계에 관한 질문에 “류 교수가 최순실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 자세한 설명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인화’라는 필명으로 소설 ‘영원한 제국’을 쓴 작가이자 최근에는 게임·디지털 스토리텔링 연구로 유명한 류 교수는 이대 융합콘텐츠학과장으로, 지난달 교육부 감사에서 비위 의혹이 적발됐다. 교육부는 그에 대한 경징계 권고와 함께 수사 의뢰했다.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민간위원으로 활동한 류 교수는 최순실 씨의 힘을 등에 업고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한 차은택 씨와 가깝다는 의혹도 있다. 이에 대해 류 교수는 “차 씨는 얼굴도 본 적이 없는 모르는 사람”이라며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구치소에 수감된 류 교수는 이날 오후 2시께 특검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검은색 양복 차림에 호송차를 타고 특검팀 사무실이 있는 강남구 대치동 D 빌딩에 도착한 류 교수는 ‘정 씨가 대리시험을 보도록 해줬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사를 받으러 올라갔다.

특검팀은 29일 이대 입학·학사 관련 부서 사무실과 최경희 전 총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의 주거지 압수수색을 통해 정 씨의 각종 특혜 의혹에 관한 다수의 물증을 확보했다.

특검팀이 이대 사무실과 관련자 주거지 압수수색에 이어 류 교수를 긴급체포한 것은 정 씨의 입학·학사 특혜를 포함한 이대 비리와 최순실 씨의 ‘교육 농단’ 의혹 수사가 본격화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그러나 의혹의 핵심 당사자로 독일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정 씨는 귀국을 계속 미루고 있다.

특검팀은 20일 정 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데 이어 지명수배를 하고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하는 등 자진 귀국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정 씨는 독일 현지에서 변호인을 선임하는 등 장기전을 준비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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