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재수도 힘들대요” 입시제도 변경 우려에 고1 ‘한숨’

“우린 재수도 힘들대요” 입시제도 변경 우려에 고1 ‘한숨’

입력 2017-06-11 11:16
업데이트 2017-06-1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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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수능 절대평가 예고에 안절부절…‘수능 올인’ 자퇴 고민

2021학년도 입시제도가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되면서 고1 학생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2020학년도 입시를 치르는 현재 고1은 재수를 하면 전년과 많이 달라진 입시제도 때문에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입시업체는 2008년 수능 등급제 도입 당시에도 재수생이 급감한 점을 고려하면 2021학년도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치러진 2017학년도 수능 원서접수자 가운데 고교를 이미 졸업한 학생(검정고시 포함)은 약 14만6천600명이었다. 전체 원서접수자(60만6천명)의 24.2%에 달한다.

이 같은 비율은 최근 3년간 꾸준히 상승해 2007학년도(27.8%)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다.

수능 원서를 낸 학생 4명 가운데 1명 이상이 반수생(대학을 다니며 다시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과 재수생·삼수생 등을 일컫는 이른바 ‘N수생’인 셈이다.

하지만 이런 N수생이 돼서는 안 된다는 고1 학생들의 부담이 갈수록 커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입시제도를 학생부종합·학생부교과·수능 등 3가지 전형으로 단순화하겠다는 공약을 내놨기 때문이다.

논술전형은 축소·폐지하고 2021학년도부터는 수능을 절대평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입시제도가 큰 폭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재수를 하면 학생들은 전혀 새로운 입시제도를 거쳐야 한다.

특히 내신이 좋지 않은 학생들은 지금껏 수능이나 논술로 이를 만회해 왔는데 수능이 절대평가로 바뀌어 변별력이 떨어지고 논술전형이 축소되면 선택의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처럼 내신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이면서 고1의 입시 부담은 자퇴에 대한 고민으로까지 번진다.

입시전문가들은 최근 내신에 자신이 없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자퇴를 하고 수능에 ‘올인’하는 방법에 관한 상담이 늘었다고 전했다.

입시절벽을 앞두고 재수를 피하려는 고교생들의 부담은 2007∼2008학년도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수능 등급제가 시행된 2008학년도의 경우 수능 원서접수자 가운데 졸업생이 약 13만8천300여명으로 전년도(16만3천500여명)보다 2만5천200명가량(16.5%) 급감했다.

이에 비해 재학생 응시자는 같은 기간 42만5천400명에서 44만6천600명으로 2만명 이상 늘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2021학년도 수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경우 졸업생 수능 지원자가 약 9만5천명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2017학년도 수능(14만6천600명)과 비교하면 5만명 이상 적은 수다.

반대로 2020학년도에는 현 입시제도의 ‘막차’를 타기 위한 학생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수능에서 문과 수학에 미적분이 포함되거나 한국사가 필수가 됐을 때도 학생들은 부담을 가졌지만 공부를 더 해야겠다고 생각했지 재수를 못 한다고 생각하진 않았다”며 “재수는 만일의 상황에 쓸 수 있는 ‘카드’인데 이 카드를 쓰기 어렵다는 부담감이 고1 사이에서 널리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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