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행 거부하던 40대, 경찰 테이저건 맞고 숨져

정신병원행 거부하던 40대, 경찰 테이저건 맞고 숨져

입력 2017-06-16 09:22
업데이트 2017-06-1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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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 입원을 거부하며 흉기를 휘두르던 40대가 경찰의 테이저건에 맞은 뒤 숨졌다.

경남 함양경찰서는 경찰이 쏜 테이저건을 맞고 쓰러진 A(44) 씨가 병원에 도착한 직후 사망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함양의 한 파출소는 지난 15일 오후 6시 19분 A 씨 어머니로부터 “아들을 정신병원에 입원시켜야 하는데 삽과 낫을 들고 위협하니 와서 도와달라”는 신고를 받았다.

A 씨 어머니는 과거 수 차례 여러 병원에서 조현병(정신분열증)으로 입원 치료한 아들이 최근 약을 복용하지 않아 상황이 나빠지자 이날 아들을 입원시키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6시 30분께 A 씨 주택에 도착한 파출소 경찰관 2명은 A 씨를 상대로 설득을 시도했다.

그러나 앞서 도착한 병원 차량을 보고 흥분한 A 씨는 경찰을 보자 삽과 낫으로 경찰을 위협하는 등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당시 현장에는 A씨 부모와 진주의 한 정신병원 관계자 3명이 있었지만, 상황이 위급하다고 판단한 경찰은 현장에 형사계 경위 등 3명을 더 출동시켰다.

결국 현장에 있던 5명의 경찰관 중 형사계 소속 1명이 테이저건 발사를 경고한 뒤 오후 7시 29분께 A 씨의 등 부위를 겨냥해 발사했으나 빗나갔다.

뒤이어 A 씨가 낫을 던지는 등 격렬하게 저항했다.

이번에는 A 씨와 3m가량 떨어져 있던 파출소 소속 다른 경찰이 A 씨를 향해 테이저건을 발사했고 A 씨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테이저건에선 한 번에 전류가 흐르는 전선이 달린 두 개의 침이 발사된다.

경찰은 A 씨가 배 오른쪽과 오른팔에 침을 맞았다고 밝혔다.

A 씨는 그 직후 이상 징후를 보여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는 병원에 도착한 직후인 오후 8시 20분께 끝내 숨졌다.

검안 결과는 원인 불명 심정지로 확인됐다.

경찰은 A 씨 시신을 부검해 테이저건이 A 씨 사망에 직접 영향을 줬는지 규명할 방침이다.

외국에서는 테이저건으로 인한 사망 사례가 여러 차례 보고됐지만,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전무하다.

유족 측은 A 씨 사망에 대해 경찰에 일부 항의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안타까운 결과가 발생한 데 대해 깊은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정당한 공무집행으로 보이나 대응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는지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와 청문감사담당관실이 사실 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라며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덧붙였다.

테이저건은 도입 첫 해인 2005년 전국적으로 4번, 2011년 116번, 2012년 199번, 2013년 246번, 2014년 328번, 2015년 432번, 지난해 431번으로 갈수록 사용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최대 사거리 6.5m, 2.1㎃(밀리암페어)의 전류가 흐르게 하는 테이저건은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따라 타인의 생명·신체에 대한 방호, 공무집행 항거 억제 등 경우에 사용할 수 있다.

테이저건 사용 및 관리지침을 보면 조준 금지 부위는 안면부, 심장, 성기 부위로 지정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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