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 물도 없는데 녹조까지 생기면…보령댐 위기감 고조

마실 물도 없는데 녹조까지 생기면…보령댐 위기감 고조

입력 2017-06-16 09:42
업데이트 2017-06-1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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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 “아직 먹는 물 공급에 문제없어…조류 발생 긴급대응”

긴 가뭄으로 역대 최저의 저수율(9.4%)을 기록한 충남 보령댐에 녹조를 일으키는 남조류세포가 급증하자 댐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16일 충남 보령호가 메마른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6일 충남 보령호가 메마른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연합뉴스
지금까지 수량 확보에만 신경을 썼지만 앞으로는 수질까지 걱정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고도정수시설이 없는 보령댐에 녹조가 발생하면 먹는 물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6일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보령댐에서 녹조 발생 가능성이 커지자 긴급대응에 나섰다.

금강유역환경청이 매주 진행하는 수질조사 결과 보령댐에서 녹조 발생 원인으로 알려진 남조류세포가 2만4천셀(cells/㎖)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매년 녹조가 발생한 금강물이 보령댐에 대량 공급되면서 수질이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2일 남조류세포수가 ㎖당 9천48셀을 찍더니 일주일 뒤인 29일에 2만4천154셀로 껑충 뛰었다.

이 때문에 보령댐에는 식수원으로 활용하는 전국 담수호 가운데 유일하게 조류경보 ‘관심단계’가 발령됐다.

수자원공사는 최근 조류 저감 방안의 하나로 보령댐∼금강 백제보 도수로(21km)에 이동식 약품 주입 설비를 설치, 시범운영 중이다.

금강물이 흘러가는 도수로 안에 응집제를 넣어 남조류세포 먹이인 총인(TP)을 줄이기 위해서다.

인이 줄어들면 세포 생육이 늦어져 남조류세포 증가 속도가 느려질 것으로 수자원공사는 내다봤다.

수중에 남조류가 급증하면 수돗물을 직접 마실 때 불쾌감을 느끼게 하는 지오스민(흙냄새)과 2-MIB(곰팡이 냄새)의 농도도 높아진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도정수처리시설이 필요하지만 보령댐에는 관련 시설이 없다.

물(생활용수) 공급이 걱정되는 이유다.

하지만 수자원공사는 먹는 물 공급에 큰 문제가 없다며 우려 불식에 나섰다.

공사 관계자는 “기본적인 정수처리 공정에 분말 활성탄·염소 등 투입하면 고도정수처리와 같은 효과를 내 흙·곰팡이 냄새를 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지난해 보령댐 수질변화 연구에 참가한 조영철 충북대 환경공학과 교수도 “지금까지 보령호에서 조류독소(Microcystin)가 검출되지 않았고, 기존 정수공정에 분말 활성탄을 넣으면 먹는 물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다만 “지금은 수질보다 수량 확보가 시급한데, 장기적으로 봐서 가뭄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보령댐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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