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성폭행 폭로…도청 공무원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

안희정 성폭행 폭로…도청 공무원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3-06 10:29
업데이트 2018-03-0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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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부지사 주재 긴급회의 열어 수습방안 논의

안희정 충남지사의 공보비서(6급) 성폭행 폭로로 지역 공직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이동하는 충남도청 직원들
이동하는 충남도청 직원들 여직원의 성폭행 폭로에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도지사직을 사퇴한 6일, 도청 직원들이 식사를 위해 청사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남도청 공무원들은 6일 새벽부터 사무실에 나와 심란한 표정으로 이번 사건과 관련한 소식을 주고 받는 등 향후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휴게실 등에서는 삼삼오오 모여 전날 보도된 뉴스를 놓고 대화를 나눴다.

한 직원은 “어젯밤 밥을 먹다가 관련 뉴스를 봤는데, 이게 꿈인가 현실인가 싶었다”며 “지사님이 그러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고 말문을 잇지 못했다.

또다른 직원도 “그런 일이 있으리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주위의 많은 직원들도 ‘멘붕’에 빠진 상태”라고 전했다.

저마다 사전에 인지한 직원이 있는지 새벽까지 연락을 주고받고, 단체카톡방을 통해 당혹스러운 감정을 공유하기도 했다.

한 직원은 “이전에 도지사님과 공보비서가 같이 회의하거나 그럴 때도 전혀 낌새를 채지 못했다”며 “비교적 가까운 사람이었던 이들도 모두 패닉에 빠졌다”고 전했다.

직원들은 일손이 손에 잡히지 않는 듯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한숨을 쉬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도청 1층 카페에서 여직원들과 셀카를 찍고 사인을 받는 등 젊은 여직원에게 인기가 많았던 안 지사였던 만큼 성 추문에 대한 여직원들의 충격은 더 컸다.

한 여직원은 “어제 소식을 듣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떨려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며 “그야말로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기분”이라고 전했다.

도청 내 여직원 친목모임의 한 관계자는 “지사 본인이 인정까지 한 상황이어서 속상하고 안타깝다. 앞으로의 도정이 걱정되고 복잡한 심경”이라며 “페미니스트라고 알려진 안 지사인 만큼 여직원들은 배신감이 더 클 것 같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이날 오전 이번 사태와 관련한 수습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연다.

이어 남궁영 행정부지사 주재로 기자회견을 열고 도정 운영 방향과 대처 방안 등을 설명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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