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죽자” 투신했는데…혼자 살아남아 망자 차량 절도

“함께 죽자” 투신했는데…혼자 살아남아 망자 차량 절도

신성은 기자
입력 2018-05-04 15:36
업데이트 2018-05-0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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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에서 간신히 살아나 범행…“계획적 범행 여부 조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만난 남성이 극단적 선택을 하자 그의 차량과 노트북을 훔쳐 달아난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절도 등 혐의로 A(3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7일 새벽 B(31)씨가 전주시 덕진구 아중저수지에 뛰어들어 숨지자 그의 외제차와 옷, 노트북 등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A씨는 B씨와 함께 목숨을 끊으려고 저수지에 몸을 던졌으나 간신히 교각 기둥을 붙잡아 살아났다.

B씨는 저수지 깊숙이 가라앉아 숨을 거둔 뒤였다.

이때 A씨는 B씨가 타고 다니던 BMW 차량을 훔쳐 달아났고, 평소 B씨가 입던 옷과 노트북도 챙겼다.

투신하러 가기 전 B씨가 차 안에 차 키를 놓는 모습을 기억해 벌인 행각이었다.

이들은 지난 3월 27일 함께 목숨을 끊을 목적으로 SNS로 만났고, 전주와 완주 지역 저수지를 물색하기도 했다.

하지만 혼자 살아남게 된 A씨는 물욕이 생겨 절도 행각을 벌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B씨 시신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로 누군가 B씨 차량에 오르는 모습을 보고 용의자를 특정했다.

A씨는 저수지에서 1㎞가량 떨어진 한 음식점 앞에 B씨 차를 두고 자신의 차로 갈아탔다.

그는 사건 발생 7일 만에 전주 시내 한 사우나에서 잠복 중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동종 전과 8범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변변한 직업은 없고 빚은 많아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며 “혼자 살아남은 것은 우연이었고, 시내로 나가려면 차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계획적으로 B씨를 사지로 내몰고 범행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간신히 살아남은 A씨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조사를 벌여 계획적 범행이었는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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