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행정처, 전교조 소송기록 정부서 미리 받은 정황

양승태 행정처, 전교조 소송기록 정부서 미리 받은 정황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8-06 09:15
업데이트 2018-08-0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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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대법원 접수 전날 작성추정 문건 임종헌 PC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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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 연합뉴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연합뉴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사건의 소송기록을 담당 재판부보다 미리 받아본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박근혜 정부 시절 고용노동부와 소송에 관한 의견을 주고받으며 재판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PC 하드디스크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141007)재항고 이유서’라는 제목의 문건을 확인한 것으로 6일 알려졌다.

문건이 작성된 실제 날짜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제목으로 미뤄 2014년 10월7일로 추정된다. 소송기록을 보면 고용노동부 측의 재항고 이유서는 하루 뒤인 10월8일 접수됐다.

제목에 드러난 문건 작성일은 물론 문서 파일의 종류 역시 통상 전자소송에서 쓰이는 형식이 아닌 점을 감안하면 법원행정처가 고용노동부로부터 직접 소송기록을 넘겨받아 검토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2014년 9월 서울고법이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의 집행정지 결정을 내린 직후 법원행정처가 고용노동부 입장에 가까운 소송 분석 문건을 만드는가 하면, 1심 재판부로부터 소송 진행 상황을 듣고 정리한 문건도 확인했다.

법원행정처는 재항고심이 진행 중이던 2014년 12월 소송 시나리오별 청와대의 입장과 대법원 추진사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뒤 고용노동부의 재항고를 받아들이는 게 양측 모두 이득이라고 결론내렸다. 실제로 대법원이 이듬해 6월 재항고를 인용하면서 전교조는 다시 법외노조 상태가 됐다.

검찰은 이들 문건과 재판 경과가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을 둘러싸고 법원행정처와 청와대 간 거래가 시도됐음을 보여주는 정황이라고 보고 둘 사이의 실제 접촉 여부를 추적할 방침이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 소송과 관련한 재판거래 의혹은 실제 실행 단계까지 이른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2013년 10월 주철기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임 전 차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소송 경과에 대한 설명과 함께 법관 해외파견 민원을 접수한 뒤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에게 서신 형태로 내용을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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